[파이낸셜투데이=이기녕 기자] 최근 3년간 100대 기업이 투자에 활용한 현금이 꾸준히 감소한 반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 현금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주요기업 현금흐름 분석’을 통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성장성이 정체된 가운데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투자 확대보다는 부채 상환에 주력했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위 100대 기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1532조원으로 2013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1500조원)을 기점으로 2014년(1490조원), 2015년(1470조원) 연속 하락한 뒤 지난해에 1532조원을 기록한 것이다.

영업을 통해 실제 벌어들인 현금유출입 상황을 보여주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5년부터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유입 규모는 2014년 116조원 수준에서 2015년 164조원, 2016년 171조원으로 늘어났다. 2015년부터 영업활동 현금유입이 증가한 이유는 2014년 3분기 이후 이어진 저유가로 인한 수익성 회복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경연은 기업 실적이 정체된 가운데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 확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100대 기업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13년 146조원의 유출 이후에 지난해까지 투자활동 현금유출이 17%나 급감했다. 최근 3년간 120조원 초반 수준의 유출규모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영업활동으로 늘어난 현금유입을 투자보다는 차입금 상환 등 재무상황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길어지고 미국 금리 인상, 북핵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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