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박태영 기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로 인출된 금액을 냉장고에 보관하게 한 뒤 훔친 20대 중국인이 경찰의 추적끝에 덜미를 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9일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 1억6000만원을 훔친 혐의(절도 등)로 중국인 불법체류자 A(29)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피의자 A씨는 지난 9일 오전 10시25분께 광주 북구 임동 B(81·여)씨의 집에 들어가 냉장고에 보관돼 있던 현금 2200만원을 훔치는 등 전북 전주와 군산, 경주, 청주, 순천 등을 다니며 총 7차례에 걸쳐 1억6700만원을 절취한 바 있다.

경찰은 “A씨는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인출책과 절도책 역할을 했다”고 조사 결과 발표했다.

또 “A씨는 중국 조직 윗선으로부터 ‘B씨 등이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특정 장소에 보관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뒤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아야 안전하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집밖으로 유인했다”고 설명했다.

피의자 A씨는 지난 2011년 9월 단기비자(90일)로 입국한 후 떠나지 않고 국내에 머무르는 중이었으며, 지난해 4월부터 생활비를 마련을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개인정보가 유출돼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으러 온 B씨를 이상하게 여긴 주민센터 직원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A씨가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이동한 뒤 화장실에서 환복하고, 고속버스와 택시 등을 타고 부산과 김해로 이동한 것을 확인했으며 200여개의 CCTV를 정밀 분석해 A씨를 붙잡았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등 디지털증거분석을 통해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