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상태·회사 이미지에 악영향…경쟁력 곤두박질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금호타이어의 소송 규모가 국내 타이어업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호타이어가 매각이슈와 잦은 파업 등으로 사업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소송전까지 진행하고 있는 셈이라 회사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제소와 피소를 합친 금호타이어의 소송가액은 704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12월 31일) 기준 소송가액 541억원보다 30.1% 늘어난 규모다.

세부적으로 보면 금호타이어가 피고로서 계류 중인 사건의 소송가액은 595억원, 원고로서는 109억원이다. 쉽게 말해 금호타이어가 고소당한 사건이 고소를 한 사건보다 규모가 5배 이상 크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법원에 통상임금 청구와 관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법원은 금호타이어에게 지난해 1월 21일 1심에서 일부 패소 판결을 내려 상여급 중 일부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도록 선고했다. 이후 같은해 2월 12일 금호타이어가 항소해 2심이 계류 중에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규모의 소송전이 가뜩이나 상황이 나쁜 금호타이어에게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매각 이슈와 잦은 파업 등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된 상태에서 700억원이 넘는 소송전은 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채권회전율은 4.72회로 전년(5.15회)보다 0.43회 줄었다. 이에 따른 매출채권회전기간은 77.39일로 같은기간(70.94일) 대비 6.45일 늘었다.

매출채권은 외상매출과 받을 어음 등 ‘외상 판매대금’을 뜻한다. 매출채권회전율이란 이같은 매출채권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인 매출로 몇 번이나 전환됐는지는 보여주는 수치다. 또 매출채권회수기간은 외상 판매대금 등이 매출로 잡히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보여준다.

즉 금호타이어 매출채권은 지난해 약 77일 동안 5번 가까이 실제 매출로 전환된 셈이다. 이들 수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그에 따른 대손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수익감소 원인이 될 수 있다. 물건을 만들어 파는 기업들에게 ‘외상값’ 관리는 피할 수 없는 숙제인 만큼 지나치게 쌓일 경우 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도 금호타이어 발목을 잡는다. 매출은 줄어든 상황에서 재고자산은 늘어 재무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재고자산회전율은 5.37회로 전년(5.6회)보다 0.23회 줄었다. 재고자산회수기간 역시 65.21일에서 68일로 2.79일 늘었다.

재고자산은 일상적인 영업활동과정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보유하는 상품과 제품, 재공품, 원재료, 저장품으로 구성된다.

재고 회전율이 재고 상품이 현금화되는 지수인 점을 감안하면 회전율이 낮을수록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재무상태는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와 비교했을 때 가장 나쁘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대규모의 소송전은 재무상태와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이는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소송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타이어의 올해 1분기 기준 소송가액은 33억원을 기록했다. 넥센타이어는 현재 소송중인 사건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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