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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럼프, 韓 주도 파노라마선루프 국제기준 발목 잡는다미국 車 판매 악영향 우려에 미온적…"내년에도 개정 어려울 듯"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파노라마선루프 파손으로 상해를 입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국제 안전기준 개정에 나섰지만 3년째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시도한 파노라마선루프 국제 안전기준 개정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제기준이 개정될 때까지 맹목적으로 기다릴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라도 소비자 안전을 위한 법적장치를 갖추는 등의 차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4년 주도해 추진하고 있는 파노라마선루프 국제 안전기준 개정 작업이 최근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의 미온적인 태도로 지연되고 있다.

국토부는 201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럽경제위원회(UN ECE) 자동차기준회의 총회에서 한국 주도하에 파노라마 선루프 기준 개정을 위한 전문가회의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이들은 파노라마선루프의 세라믹 코팅영역 강도취약성에 대한 기준을 2015년 말까지 개정하는 것을 목표로 회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NHTSA가 파노라마선루프의 명확한 파손원인을 규명한 뒤에 기준 개정을 해도 늦지 않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연기를 요청하면서 3년이 지난 현재도 개정되지 못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NHTSA는 지난해 파노라마선루프의 원인규명을 위한 계획과 예산을 승인 받아 올해 1년 동안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며 “이 때문에 개정안 마련도 2018년 6월로 미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 4월 열린 7차 회의 당시 NHTSA는 미국 정부의 연구 및 예산 승인의 어려움으로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내년 6월에도 국제기준 개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미온적인 태도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에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파노라마선루프 파손을 중대 결함으로 인식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동차 판매에 악영향이 될 수 있는 기준안을 굳이 개정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파노라마 전문가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일부 국가들도 파노라마선루프 파손이 주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이 파노라마선루프 국제기준 마련에 미온적인 것은 보호무역과 관련이 높아 보인다”며 “특히 미국이 글로벌 자동차시장 빅3 안에 드는 만큼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수출을 감안해 개정안을 강하게 밀어붙이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도 국제기준 마련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영유아가 있는 가정은 파노라마선루프가 장착된 차량 구입을 제한하는 등의 차선책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 같은 지적이 나오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사고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파노라마선루프와 관련한 소비자 민원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상태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차선책 마련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국제 안전기준의 빠른 도입을 위해 파노라마선루프에 적용되는 세라믹 코팅 범위 등을 정하는 부분 개정안을 오는 11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파노라마선루프와 관련된 세계 기준은 미국 기준과 유럽 기준이 각각 존재한다. 한국에서는 미국 기준을 토대로 안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업체들은 유럽기준에 따라 파노라마선루프를 제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4년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논란이 불거져 자동차안전연구원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3개사 14개 차종과 BMW와 벤츠, 아우디, 토요타, 크라이슬러, 포드 등 수입차 9개사 41개 차종에 대해 결함 판정을 내렸을 때도 이들 업체들은 유럽기준을 내세워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이건엄 기자  lku@f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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