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도 성능도 ‘가지각색’…소비자 ‘행복한 비명’

▲ 현대자동차 코나 티저 이미지. 사진=현대차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가 계속되면서 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기존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차가 각양각색의 차량을 내놓으며 인기몰이를 했다면, 하반기에는 현대자동차가 경쟁에 뛰어들어 열기를 고조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휴가철을 맞아 소형 SUV 구입을 고려하고 있던 소비자들은 다양한 매력의 차량을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늘 소형 SUV '코나'를 발표한다. 또한 기아차도 다음 달 '스토닉'을 통해 소형 SUV에 출사표를 던진다.

소형 SUV시장은 그동안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이 각축전을 벌여왔다.

쌍용차 티볼리와 한국GM 트랙스, 르노삼성 QM3 등 국내 소형SUV의 지난달(누계기준) 판매량은 총3만6094대로 전년동기(3만1385대) 대비 15.0% 늘었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판매촉진 정책이 적극적으로 펼쳐졌던 지난해보다 높은 수치로 완성차업계에서 소형 SUV의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형 SUV란 용어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만들어낸 마케팅 수사다. 일반 세단과 전고차가 크지 않아 험로 주행 등에 적합하지 않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심형유틸리티차량(CUV)이라 부르기도 한다.

소형 SUV가 인기를 끈 이유는 이전에 찾아보기 힘들었던 톡톡 튀는 디자인과 크기 대비 높은 공간활용성이다. 특히 사회초년생과 여성소비자, 세컨카 수요로 큰 인기를 끌며 급성장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차의 등장은 시장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티볼리와 트랙스, QM3가 국내 소형 SUV시장 기반을 잘 닦아놓은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경우 소비자의 선택폭이 더욱 넓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SUV 수요가 높은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열기는 더욱 뜨거워 질것으로 보인다.

▲ 기아자동차 스토닉. 사진=기아차

현대·기아차, 이제는 소형SUV다

신차 중 가장 먼저 정체를 드러낼 화제작은 현대차의 소형 SUV 데뷔작 ‘코나’다. 현대차는 오늘 신차 발표회를 통해 오랜 시간 공 들인 야심작 코나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코나는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쌍용차 티볼리를 겨냥해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하는 모델이다. 역동성을 강조한 디자인과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 등으로 주목 받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감마 1.6 T-GDi와 7단 DCT 조합, 카파 1.4 T-GDi와 7단 DCT 조합이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선택사양으로 4륜구동을 제공하고 동급 최초로 팝업식 7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탑재되는 등 상품성 부분에서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2030 첫차’라는 콘셉트의 ‘스토닉’으로 소형 SUV시장에 출격한다. 7일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한 스토닉은 코나에 이어 다음 달 중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날렵한 이미지의 소형 SUV 선두주자’를 슬로건으로 삼고 젊은층이 중요시하는 개성에도 초점을 맞췄다. 기아차 모델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고객 맞춤형 주문 제작이 가능해 색상, 바퀴 등 선택사양을 늘리고 전용 튜닝 서비스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쌍용자동차 티볼리. 사진=이건엄 기자

여성에게 인기 많은 ‘소년가장’ 티볼리

현재 국내 소형 SUV시장의 선두주자는 쌍용차의 티볼리다. 티볼리는 적자일변도였던 쌍용차를 지난해 흑자로 돌려놓은 기념비적인 차다. 특히 주력 수출시장이었던 러시아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흑자전환에 다다를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티볼리의 힘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티볼리의 지난달 판매량은 총 2만3811대로 전년동기 대비 7.0% 늘었다. 시장을 장악한지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한 판매량을 유지 중이다.

티볼리는 디자인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여성 운전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티볼리의 디자인은 흡사 BMW의 ‘미니’를 연상 될 정도로 아기자기한 매력을 발산한다. 티볼리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크롬으로 새겨진 ‘TIVOLI’ 문구는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범퍼 중앙에 자리잡은 붉은 램프도 시각적인 재미를 더한다.

티볼리의 출시 초기 여성고객 비중은 3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0%를 넘어섰다. 올해도 가솔린·디젤 등 모델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체 판매량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여성운전자가 점점 늘고 있다.

쌍용차는 2017년형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에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를 대거 적용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등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의 독주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ADAS 기술은 전방추돌경보시스템(FCWS)과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S), 차선이탈방지시스템(LKAS) 등이 포함된 기술을 말한다.

▲ 한국GM 쉐보레 더 뉴 트랙스. 사진=이건엄 기자

가장 SUV다운 트랙스의 반격

2013년 한국시장에 처음 선보인 쉐보레 트랙스는 소형 SUV의 기념비적 모델이다. 당시 국내 시장에는 생소한 소형 SUV라는 장르로 출시된 최초의 차량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부족한 편의사양과 소형차 치고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이후 르노삼성 QM3와 쌍용차 티볼리 등 후발 주자들의 공세로 결국 3인자 자리로 밀려나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이뤄진 부분변경 이후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출시 당시 트랙스는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주행 성능만큼은 인정받았던 차량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부분변경을 통해 그 동안 지적받았던 편의사양과 디자인을 대폭 강화했고 이는 높은 판매량으로 이어졌다.

트랙스의 지난달 판매량은 총 7710대로 전년동기(4268대) 대비 80.6% 급증했다. 

트랙스는 국내 소형 SUV 3대 차량 중 가장 SUV다운 모델로 꼽힌다. 높은 출력과 남성적인 외관 디자인은 전통 SUV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주행성능도 경쟁 모델보다 앞선다는 평이 많다. 실제 트랙스의 최대 출력은 135~140마력으로 90~126마력을 내는 티볼리와 QM3보다 크게 앞선다.

또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차체 사이즈를 키워 실용성까지 개선되면서 레저활동에 더욱 적합해졌다. 안전사양에도 변화가 이뤄졌다. 전방 추돌 경고시스템(FCA)이나 차선이탈경고시스템(LDW), 사각지대경고(SBSA), 후측방경고시스템(RCTA)도 갖춰져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QM3. 사진=르노삼성

QM3의 독창적 디자인, 젊은 세대에 인기

르노삼성 QM3는 프랑스 감성이 녹아있는 디자인 감각이 돋보인다. 프랑스 르노 공장에서 생산돼 전량 수입해오는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사실상 '수입차'에 속한다. 수입차를 원하는 20~30대 젊은 층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QM3는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디자인이 귀엽다는 인상을 준다. 앞면과 뒷면만 보면 차량이 작은가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옆면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길쭉한 디자인에 높은 차체를 보면 근본은 SUV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QM3는 도심형 SUV를 지향하는만큼 세련된 스타일이 강조됐다. 실내 손잡이에는 인테리어 색상에 맞춰 무드 라이팅이 적용된 것도 차별적이다. 감성 품질면에서는 세심한 배려다. 뒷좌석 슬라이딩 벤치시트가 적용돼 있어 플로어를 탈착하면 트렁크 공간은 455리터까지 확보할 수 있다. 연비는 리터당 17.7km를 주행하기 때문에 티볼리(15.3km/l)나 트랙스(14.7km/l)에 비해서 효율적이다.

유럽 사양에 맞춰져 있는 만큼 한국정서에 맞지 않는 구성은 흠이다. 특히 운전자를 배려하지 않은 시트 구성은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착좌감은 크게 불편하지 않지만 시트를 조절하기 위해서 운전석 기준 오른쪽 아래에 위치한 다이얼 방식의 조절 장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돌리는 데에도 힘이 많이 들어가고, 조절 폭도 크지 않아 한참을 조작해야 된다. 운전 중 시트 조절은 불가능에 가깝고, 정차시에도 큰 불편이 따른다.

QM3는 최근 들어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평을 받는다. QM3의 지난달 판매량은 총 4573대로 전년동기(4859대) 대비 5.9% 줄었다. 티볼리와 트랙스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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