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채권단의 압박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이 끝내 금호 상표권을 허용하지 않자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실사에 돌입할 채비를 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어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료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의 조건으로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허용할 것을 결의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상표권 사용 조건으로 ▲5+15년 사용 ▲매출액 대비 0.2% 고정 사용요율 ▲독점적 사용 ▲더블스타의 일방적 해지 가능 등을 요구했다.

조건부 허용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가장 민감한 문제린 사용기간 및 해지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금호아시아나가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금호타이어 실사는 불가피해진 모양새다.

채권단 관계자는 "향후 금호타이어에 필요한 부족 자금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한 실사가 이뤄질 전망"이라며 "이는 매각에서 지극히 필요한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사의 경우 주주협의회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기에 당장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일반적인 실사에 가깝다는 입장이지만, 박삼구 회장의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지기 위한 일종의 압박 카드 성격이 크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필요한 자금을 파악하기 위한 실사라고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금호타이어의 실적 부진의 원인이 필연적으로 밝혀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금호타이어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693억원,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6% 감소했고 영업은 적자전환 했다.

이를 두고 박삼구 회장 및 경영진이 매각을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실적 부진을 야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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