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 김석동, 임종룡 등 ‘의혹’ 대상자 경제살리기 부적합

▲ 김용오 파이낸셜투데이 편집국장.

[파이낸셜투데이=김용오 편집국장] 문재인 정부가 우여곡절 끝에 이낙연 총리를 임명함으로써 내각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느 자리에 누가 가느냐는 하마평이 무성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래 국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까닭이 권위주의를 버리고 국민 눈높이에 맞춘 소탈한 행보,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크지만,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정무수석 등 임명에서 보여준 인물의 신선함이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 최대, 최우선 과제는 문 대통령이 ‘ 일자리로 시작해서 일자리로 끝내겠다“고 밝힌 것처럼 ‘일자리’ 곧 ‘경제 살리기’다. 그럼으로 중요치 않은 부처가 없지만 특히 경제팀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어떤 인물이 경제사령탑을 맡고 누가 경제팀 일원이 되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단과 분위기, 기업, 국민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결정되며 실제 정책이 수립, 추진되고 때문이다.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국민을 섬기며,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청렴하고 능력 있는 인사가 배치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현재 언론의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일부 인사는 이런 인선 기준에 크게 미달하는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어 걱정이 크다. 자칫 시장의 신뢰를 상실했거나 함량 미달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이 되어 새롭게 출범한 새 정부의 이미지를 흐리고, 가뜩이나 늪속에 빠져있는 경제 상황을 제대로 되살리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음을 지적한다.

현재 언론의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 중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계는 물론 나라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소위 ‘론스타 문제’의 핵심 인물이다. 2012년 1월 27일 론스타가 지배하던 외환은행의 매각을 승인함으로써 산업자본으로서 불법적으로 외환은행을 지배하고 있던 론스타의 한국 탈출에 협조해 은행법의 준수를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기구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공개된 여러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2008년 이후 론스타가 일본에서 골프장과 예식장 등을 보유한 산업자본이라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2011년 3월 16일,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면서 이런 자료를 모두 무시한 채, 사실을 왜곡하고 결국 론스타의 탈출을 돕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크다.

역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도 시장의 신뢰를 잃은 인물이다. 2016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임 금융위원장의 재임 시절인 2015년말, 금융위는 금융개혁 관련한 홍보영상을 제작하면서 사전 계획에는 없었던 ‘크라우드펀딩 편’을 추가 제작키로 하고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차은택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대표로 있던 광고업체 아프리카픽쳐스에 일을 맡겼다. 채 의원은 방송사와 아프리카픽쳐스의 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해당 광고 제작비 1억3000만원은 금융위가 한국거래소에 떠넘긴 사실도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은 국회에서 은행법이 개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인터넷전문은행을 인가해주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혹의 대상자라는 게 시장의 평이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동안 이념의 차이를 떠나 모든 정권이 국가 운영에 실패하거나 낙제점을 받는 가장 큰 이유가 인사의 잘못에서 비롯됐다는 교훈에서 이번 문재인 정부의 인사에 대해 기대가 크면서도 우려 역시 큰 까닭이다. 국가 운영의 첫 단추는 ‘최적의 인재’를 올바른 자리에 배치하는 것이다. 최적의 인재는 능력이 우선일 수 없다. 신뢰가 첫째다, 그래야 국민이, 시장이 믿고 따른다. 특히 경제는 신뢰가 생명이다. 갖가지 의혹과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 경제팀에 참여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출발부터 먹구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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