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마윈 "전세계 단일화폐 실현시킬 것…獨·日 등 합법화

가상화폐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거래수단 일종인 가상화폐는 높은 보안성과 편의성을 바탕으로 기존 실물 화폐를 대체할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최근 한달 사이 그 가치가 널뛰기하듯 요동치고 있다.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이며, 투자로서 가치는 있는지 등 가상화폐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파이낸셜투데이=이일호 기자] 비트코인(Bitcoin), 이더리움(Ethereum), 대시(Dash), 라이트코인(Lightcoin)….

암호화폐(Crypto Currency) 혹은 디지털화폐(Digital Currency) 등으로도 불리는 가상화폐가 요즘 투자자들 사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가상화폐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단연 비트코인이다. 네이버 트렌드를 통해 확인한 결과 국내 비트코인 검색 횟수는 이번달 초부터 늘기 시작해 지난 22일을 기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추세도 비슷하다. 구글 트렌드를 확인한 결과 검색어 'Bitcoin'은 지난 한달 간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한국 등 국가를 막론하고 검색 횟수가 늘어나는 경향을 띄고 있다.

▲ 사진=픽사베이

◆가상화폐 가치가 한달 사이 두배 오른 이유는?

최근 가상화폐가 세간의 관심으로 떠오른 이유는 그 가치가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1비트(BTH·비트코인 화폐 단위)당 100만원 전후를 오르내리던 비트코인 가치는 이번달 들어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국내 비트코인거래소 '빗썸'에서 지난 1일 1비트당 163만5000원에 거래됐다. 이후 브레이크 고장난 자동차마냥 값이 올라 지난 25일에는 468만100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25일 사이 가치가 무려 198.5% 증가한 것이다.

▲ 지난 한달 간 비트코인 가격 변화 추이. 사진 캡쳐=빗썸

그러나 비트코인 가치는 26일을 기점으로 급락하기 시작했다. 4일간 전체 시가총액의 19%에 해당하는 약 40억달러(원화 4조5000억원)가 빠지며 30일 오후 현재 324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요동치자 다른 가상화폐의 가치도 덩달아 오르내렸다. 이더리움과 대시, 라이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들도 이달 들어 모두 2~3배씩 가치가 오르내리는 현상을 보였다.

가상화폐가 이처럼 인기를 구가하게 된 것에 여러 배경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지난달 1일 일본 참의원에서 비트코인이 합법적 결제수단으로 인정받으면서 일본 내 비트코인 수요가 증가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가상화폐 모니터링 사이트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비트코인 전체 거래액 중 일본 엔화 비중이 31%를 차지했다.

합법화 소식이 발표되자 일본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체크(CoinCheck)는 이번 여름까지 비트코인 거래 기능을 포함한 포스(POS·거래단말기) 앱 ‘에어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상점을 26만곳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CNN 방송에서는 비트코인 가치 상승 주 요인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 밝히기도 했다. 최근 그의 탄핵설이 나오는 등 정치적 입지가 약해지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달러화 가치가 내려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과 비트코인으로 수요가 몰렸다는 것이다.

중국 투기자본 유입 이야기도 들린다. 제프리 군드라크 더블라인캐피탈 최고경영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이 최근 두 달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가격이 벌써 두 배 뛰었는데 이 기간 중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 가까이 하락했다”며 "중국인들이 자국 내 자산 가격이 하락하자 안전자산인 비트코인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화폐의 자리를 노리는 가상화폐

▲ 마윈 알라바바 CEO. 사진=뉴시스

최근 가상화폐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머지않은 미래 실물화폐를 대체할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013년 말 “가상화폐가 장기적 장래성을 가질 수 있다. 특히 혁신이 빠르고 더 안전하며 효율적인 결제 시스템을 촉진시킬 때 그렇다”며 가상화폐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미국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 아비가일 존슨은 “블록체인 기술(온라인 금융거래 해킹 방지기술)은 시장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인터넷의 골조도 뒤흔들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나는 이 물건(비트코인)을 사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알리바바 최고경영자 마윈 또한 “미래의 부는 달러도, 황금도 아닌 가상화폐에 속해있다”며 “가상화폐가 전 세계에 단일화폐를 실현시킬 것”이라 단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가상화폐를 합법적 결제수단으로 도입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독일이 비트코인을 합법적 거래수단으로 인정한 데 이어 일본이 지난달 참의원에서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직은 이들 두 국가뿐이지만 최근 미국과 러시아, 호주 등에서도 가상화폐 합법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알렉세이 모이셰프 러시아 재무부 차관은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있다면 은행처럼 누가 사고 누가 파는지 알아야 한다”며 러시아 당국이 돈세탁 같은 부패 청산을 위해 가상화폐를 합법적 결제수단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호주도 정부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일반 돈과 동일하게 취급할 것이라 밝혔다. 호주 당국자는 “가상화폐 구매는 일반화폐와 동일하게 다뤄질 것이며 더 이상 과세대상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직접 호주 내에서 가상화폐 사업이 쉽게 작동하도록 만들 것”이라 밝혔다.

우리나라도 가상화폐에 대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서 가상화폐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디지털화폐 태스크포스 회의'를 갖는 등 가상화폐의 건전하고 투명한 거래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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