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청권 추첨.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조민수 기자]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3·4·5차 공판 방청권 추첨식이 열린 2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회생법원 1호 법정은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직접 보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법정 앞에는 이른 오전부터 응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아직 열리지 않은 문 앞에 시민들이 줄지어있자, 법원 측은 시민들이 좌석에 앉아 기다릴 수 있도록 예정보다 빨리 법정을 개방했다.

68석을 뽑는 방청 신청에는 총 390명이 응모, 경쟁률 5.73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박 전 대통령 첫 공판 방청권 신청에는 같은 수를 뽑는데 525명이 응모해 7.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오전 5시 40분 법원에 도착한 이강추(61)씨는 “지난번엔 방청권을 응모할 수 있는줄 몰라서 못 왔는데, 이번엔 직접 재판을 보고 싶어서 오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을 누님처럼 생각하고 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응모권 배부는 예정 시간보다 15분가량 이른 오전 9시45분께 시작됐다. 법정 안에서 기다리던 시민들은 법원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복도로 나간 뒤 응모권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지인과 함께 온 이복순(69·여)씨는 “인터넷을 못해 방청권을 추첨해서 받을 수 있다는 걸 몰랐다. 어제 재판을 보러 갔었는데, 방청권이 없어 못 들어갔다”며 아쉬워했다.

이씨는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중형을 받았으면 좋겠다. 부당하게 얻은 이익은 환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자동에서 온 신영석(30)씨 역시 “현장에서만 방청권을 받을 수 있는 줄 몰라 지난번엔 신청하지 못했다. 온라인으로도 가능한 줄 알았다”며 “재판이 생중계되지 않아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응모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씨는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계속 부인만 한다고 하는데 답답하다”며 “재판을 통해 사실이 다 밝혀지고 죄가 있다면 죗값을 치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응모를 마감하고 10여분 뒤 추첨이 시작됐다. 응모자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추첨 장면을 응시했다.

숫자가 하나씩 호명되자 시민들 얼굴엔 방청권을 얻지 못할까 걱정하는 기색이 돌았다. 일부 시민들은 “번호가 한쪽으로만 쏠린다”, “제대로 섞은 것 맞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방청권은 박 전 대통령의 3·4·5차 공판이 열리는 오는 29일과 30일, 6월1일 오전 9시부터 서울중앙지법 서관 2층 5번 법정 출입구 앞에서 배부된다. 본인 신분증과 응모권을 지참해야 방청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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