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새 정부 장차관 인선을 앞두고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은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6일과 23일 국무회의가 열리기는 했지만 모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였다.

아직 새 정부 조각(組閣)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다소 어색할 수도 있는 ‘동거’를 하게 된 전 정부 장관들과 문 대통령이 상견례를 하는 자리인 셈이다.

비록 새 정부와 국정철학을 달리 하는 인사들이기는 하지만 조각이 완료되기까지는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한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한시적이나마 ‘팀워크’를 다지는 차원에서 이날 간담회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보궐로 치러진 대선 탓에 대통령직인수위를 거치지 못한 문 대통령은 현재까지 국무회의 구성원 중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외교부 장관 등만 후보자를 지명했을 뿐이다.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내각이 완비되기까지 앞으로도 최소 한 달 이상은 걸릴 전망이며 따라서 국무회의 등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불편한 동거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청와대도 이날 오찬 간담회의 키워드를 ‘격려’와 ‘경청’이라고 소개했다. 우선 경청은 정치적으로는 대척점에 있었다고는 해도 국민과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공직자라는 점은 같으니 신임 대통령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면 귀담아 듣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만남에 대해 “이 분들도 공직자로서 충심으로 새 대통령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 것 아닌가.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또 새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취임할 때까지 한두 달 가량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위원으로 일해야 하는 만큼 국정운영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는 격려의 의미도 담겨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18명의 국무위원 중 유 부총리를 비롯해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윤병세 외교부·홍윤식 행정자치부·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이기권 고용노동부·한민구 국방부·정진엽 보건복지부·강호인 국토교통부·홍용표 통일부·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조경규 환경부·박인용 국민안전처·김영석 해양수산부·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등 16명이 참석했다. 나머지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재 공석인 상태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장관급 인사 자격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