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자동차 Qm3. 사진=르노삼성자동차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에 크로스오버(CUV) 모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CUV는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쿠페 등 기존 차종의 장점을 결합해 운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다목적 차량을 일컫는다.

세단의 세련미와 안락함, SUV의 넓은 공간성 등을 결합한 ‘세단+SUV’ 조합은 물론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원하면서도 SUV의 실용성을 놓치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을 위한 ‘쿠페+SUV’ 조합 등 CUV 모델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도 캠핑과 레저 활동 증가 등으로 SUV 구입을 원하지만 세단에 익숙한 탓에 선택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것도 CUV의 인기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QM3는 국내 시장에서 CUV를 활성화 시킨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SUV에 대한 인기가 점차 높아질 무렵, 가격 경쟁력과 연료 효율성을 대폭 강화한 ‘맞춤형 모델’로 시장을 공략해 성공신화를 써내려갔다.

QM3는 대표적인 CUV다. 모노코크 타입 바디와 SUV보다 작지만 알찬 공간, 리터 당 18㎞ 가량을 달리는 높은 연비 등을 이 차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프랑스 르노의 ‘캡처’로 유명한 차다. 국내 판매 모델은 스페인 공장에서 전량 생산·수입된다. 2013년 출시 당시 1000대의 사전 계약 물량이 7분만에 완판된 일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125㎜, 전폭 1780㎜, 전고 1565㎜, 축거 2605㎜다. 1.5 디젤 엔진과 6단 DCT를 조합해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힘을 낸다. 공인복합연비는 17.7㎞/ℓ를 기록했다.

구매자 입장에서 가장 크게 느껴질 장점은 ‘경제성’이다. QM3의 경우 SUV에 버금가는 넓은 공간 활용성을 지녔음에도 소형차를 뛰어넘는 높은 연비를 지녀 유류비 걱정이 거의 없는 차량이다. 같은 디젤 엔진을 장착한 준중형 세단급의 효율성을 나타낸다.

볼보가 지난 3월 국내에 출시한 ‘더 뉴 크로스 컨트리’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스웨디시 라이프스타일’의 CUV 모델인 점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다. 크로스 컨트리는 볼보의 왜건 모델인 ‘V90’을 기반으로 차체 높이와 지상고(지면에서 차 밑바닥까지 높이)를 210㎜ 높여 거친 오프로드 주행에서도 차량이 손상되는 것을 최소화한 한편, 타이어 편평비(타이어 단면폭에 비례한 높이)를 높여 세단의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고 있다.

세단과 SUV 조합에 이어 쿠페와 세단, 쿠페와 SUV 등의 조합을 갖춘 CUV들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에 맞춰 등장하고 있다. 쿠페는 문짝이 2개 달리고 천장의 높이가 낮은 2인용 차를 일컫는데 고속 주행에 유리하지만 워낙 천장이 낮은 탓에 뒷좌석에 의자가 있어도 앉기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는 ‘CLS 클래스’를 통해 쿠페의 단점이었던 불편한 2개의 도어를 세단처럼 4개로 늘리는 CUV 모델을 내놓아 변화를 추구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SUV의 실용성과 쿠페의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강조하는 쿠페형 SUV를 내놓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달 20일 국내에 출시한 ‘더 뉴 GLC 쿠페’가 대표적이다. GLC 쿠페는 GLA부터 GLS까지 벤츠의 7개 SUV 라인업 가운데 가장 최근 국내에 출시된 모델이다. GLC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쿠페 스타일의 디자인이 결합됐다. 기본 GLC 대비 오버행(차량 앞, 뒤부터 바퀴까지 거리)은 76㎜ 길어졌으며 차고는 38㎜ 낮아져 바닥에 착 달라붙어 달리는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CUV의 원조격인 QM3가 국내에 들어온 이후 실용성이 높아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각 브랜드에서도 경쟁적으로 CUV를 내놓고 있어 향후에도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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