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비중 줄고 홍채 기대감 높아…금융권 반색

▲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초연결사회’다. 모든 사물이 하나의 망 안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결과물을 얻는 것이다.

하나로 연결된 만큼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기존의 보안수단을 적용하기에는 편의성이 떨어져 초연결사회 구현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런 의미에서 생체인증은 더할 나위 없는 보안 수단이다. 개인마다 다른 정보 덕분에 보안성이 확실하고 몸만 있으면 인증이 되기 때문에 편의성도 높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이 각광받는 지금, 생체인증의 전망이 밝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JP모건은 글로벌 생체인증시장이 2014년 74억달러(약 8조9000만원)에서 2019년 146억달러(17조6000억원)로 연평균 14.5%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생체인증시장도 2018년까지 연평균 19.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보편화돼 있는 생체인증은 지문과 얼굴인식이다. 국내에서 지문인증시장은 2013년 990억원 규모로 전체 생체인증시장의 약 57.4%를 차지했다. 그러나 손가락을 본떠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다는 취약점이 발견되면서 2018년에는 1660억원으로 비중은 오히려 39.9%로 줄 것으로 점쳐진다.

지문인식이 줄어든 빈자리는 안면인식과 홍채인식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안면인식은 2013년 560억원 규모로 전체 시장의 32.5%에서 2018년 1940억원, 46.9%를 넘어설 전망이다. 홍채인식도 2013년도 10억원(0.7%)에서 2018년 330억원으로 연평균 94.7% 성장세가 예상된다.

간편결제서비스와 인터넷전문은행 등 핀테크 확대도 생체인증시장 확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모바일뱅킹에 지문인증을 도입한 데 이어 같은 해 2월 KEB하나은행도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는 K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이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향후 생체인증 활성화를 위해선 법적 업무 지원과 인증 기술 표준 개발 및 보급, 사업 활성화 지원 등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체인증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시스템 구축비용과 별도의 인식장치 문제는 스마트폰 발전으로 모두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지문인식은 물론 홍채인식 기능까지 탑재된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이를 응용한 보안 플랫폼 등장이 크게 늘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잠시 접어뒀던 홍채인식 기술을 갤럭시S8 출시를 통해 다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홍채인식 기능은 0.01초만에 사용자의 홍채를 식별해 스크린 잠금장치를 해제할 정도로 우수하다. 홍채인식 기술과 자사의 보안 플랫폼 녹스를 결합해 업계 최고 수준의 보안 솔루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홍채인식 기능을 모바일 뱅킹에 적용해 각종 웹 사이트 로그인과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안전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홍채인식을 삼성페이와 연동해 기존 전자금융 거래시 필요한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패스워드(OTP), 보안카드 등을 대체할 계획이다.

애플은 9월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8에 안면인식 기능을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리얼페이스’를 최근 인수한 데 따른 분석이다. 리얼페이스는 2014년 설립된 머신러닝 기반의 안면인식 기능을 보유한 기업이다.

애플은 지난해 4월 미국 특허청에 전면 카메라를 통한 사용자 인식 기능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JP모건은 애플이 3D레이저 스캐너를 장착하고 이를 통해 안면인식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홍채 등 생체인증 기술 도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당초 업계는 LG G6에 홍채인증이 탑재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LG전자는 G6에 지문인증 기술만 탑재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홍채인식 기능을 갤럭시노트7에 탑재하며 스마트폰 생체인증시장을 크게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됐지만, 단종 사태로 인해 홍채시장도 다소 주춤하게 됐다”며 “LG전자는 이로 인해 아직은 시장이 안정화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생체인증 기술 도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