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아제강 포항공장 강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최민정]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수출시장서 타격을 받고 있는 철강업계에 러시아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를 중심으로 일부 업체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는 반덤핑 관세 부과 등에 적극 대응키위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러시아를 신규 개척지로 주목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우리나라 업체에서 생산하는 열연 강판, 열연 후판, 냉연 강판 등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선재까지 반덤핑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비롯해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한다는 행정각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또 인도 재무부는 지난 15일 한국·중국·일본·러시아·브라질·인도네시아산 철강제품 47종에 대해 반덤핑 관세부과 조치를 확정하기도 했다.

주요 수출 대상국들이 잇따라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착수하거나 관세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가 러시아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세계철강협회(WSA)가 2017~2018년 글로벌 철강 수요를 예측한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의 올해 철강 수요는 3800만t으로 미국 9400만t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올해 철강수요 증가율은 1.8%로 인도 6.1%, 미국 2.9%, 터키 2.9%에 이어 4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내년에도 러시아는 3900만t의 철강 수요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 상태다. 증가율도 올해 대비 2.8%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무선전자, 항공, 조선 등을 핵심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러시아에서의 다양한 철강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적인 지표로도 볼 수 있다.

중국 일본 등 경쟁국들이 새로운 수출 루트 확보를 위해 러시아로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일본 아베 총리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는 동방경제포럼에 대규모 일본 기업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러시아 정부에 철강재 수출을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포스코가 올해 초 러시아 모스크바에 포스코RU유한회사를 신설, 러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체들이 극동 러시아를 포함한 러시아 전역에 철강재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의지가 중요하다”며 “다양한 철강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러시아가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무역 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체시장으로서 러시아의 역할이 부상할 수 있다”며 “향후 발전 가능성을 볼 때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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