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ICB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북한이 지난 14일 발사한 ‘화성 12형’ 미사일이 이전보다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은 맞지만, 5년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해내기는 힘들다는 독일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앞서 미국의 전문가들이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ICBM을 예상보다 빨리 개발해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독일 ST어낼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르쿠스 실러 박사는 15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북한이 주장한 것처럼 화성 12형 미사일에 대형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ICBM에 핵탄두를 장착해 미국 본토를 공략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엔진의 구성이 약 4000km 사거리의 화성 12형에는 적합하지만 ICBM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러 박사는 ‘화성 12형’ 미사일이 주 엔진 한 개에 보조 엔진 4개의 엔진팩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엔진팩 두 개를 묶어 ICBM에 사용하면 주 엔진 두 개, 보조 엔진 8개가 되는데 무게가 40t에 이르는 ICBM을 조종하는데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즉 ‘화성 12형’의 엔진팩이 현재 사이즈에는 최적화 되어 있지만, ICBM에 사용하면 조종이 어렵고 중량과 부피만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엔진개발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최소 5년이내에는 북한이 ICBM을 개발하기 어렵다고 그는 전망했다.

실러 박사는 “북한이 얼마나 집중적으로 자원과 시간, 인력과 자금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5년, 길면 3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에어로스페이스(Aerospace)사 미사일 전문가인 존 실링은 14일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북한의 최근 미사일 테스트:ICBM으로 향한 진전’이란 제목의 분석 글에서 “만약 이번 미사일이 최고 탄도로 발사됐다면 약 4500km 멀리까지 날아 갔을 것”이라면서 “괌의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있는 중간급 탄도미사일(IRBM)일 뿐만 아니라 ICBM으로의 중대한 발전”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 이미 지대지 핵탄도미사일 KN-08의 엔진과 1,2단 추진체를 사용한 시험에 성공했다면 북한이 (국제사회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ICBM에 근접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의 도시들이 당장 내일이나 올해 중에 북한 미사일 공격을 받지는 않겠지만” 얼마나 기술적 진전이 이뤄졌는지 상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 역시 14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를 "ICBM 기술에 확실히 한 걸음 다가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가 700km 정도였지만 만약 각도를 조종했다면 4000m는 날아갈 수있었을 것”이라면서 “기술적으로 ICBM 사거리 범주에 속하진 않지만 북한의 기존 발사보다 길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