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이기는 나라] 굳세어라, 대북정책
[국민이 이기는 나라] 굳세어라, 대북정책
  • 한종해 기자
  • 승인 2017.05.15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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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정책으로 U턴 ‘한반도 정세’ 급변 전망
▲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사드.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한종해 기자] 문재인 새 정부가 북한 김정은 정권을 상대한 한 대북정책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도 취임 직후 미‧중‧일 정상과 연쇄 통화를 갖는 등 4강 외교에 본격 시동을 건 상태입니다. 조만간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강에 특사도 파견할 방침입니다. 문제는 주변국의 시선입니다. 벌써부터 ‘감놔라 배놔라’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대화’와 ‘교류’로 압축된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남북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대북정책 과제는 북한과의 대화 채널 복구가 될 전망이다.

▲ 2월 9일 오전 개성공단으로 통하는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남북 간 대화 채널은 모두 끊어진 상황이다. 지난해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통일부가 관리하던 판문점 적십자 채널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차단했고, 같은 시기 국방부가 담당하는 서해 군 통신선도 끊겼다. 북한의 지난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데 따른 맞대응이었다.

입주기업 대 환영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TV토론 등에서 개성공단 가동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에는 북한 노동력을 사용하지만, 원부자재를 납품하는 남한 내 많은 협력업체가 생겨 이를 통해 우리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마련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남북간 인도적 지원은 거의 끊어진 상태다. 통일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북 인도적 지원 규모는 2015년 25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5차 핵실험의 여파로 29억원으로 급감했다. 이 가운데 정부 지원은 1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28억원은 민간단체가 부담했고, 정부 지원금 1억원은 대부분 직접지원이 아닌 민간단체 기금 지원용으로 쓰였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상당수는 공단이 재개되면 재입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문 대통령의 기조에 환영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美中 벌써부터 ‘감놔라 배놔라’
美 “안보리 지킬 것” 경고 中 “사드 배치 철회” 기대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124곳으로 협력업체는 5000여곳이다. 관련 종사자수는 약 10만명에 이른다. 정부가 파악한 개성공단 중단 피해규모는 5000억원가량이지만 입주기업 측은 1조5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개성공단 기업협회가 2월 발표한 입주기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67%는 공단으로 재입주하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 외에도 인도적 차원의 사업을 중심으로 교류 재개를 적극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노무현 정부 당시 실시했던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북한 업무 정통한 전문가

문재인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남북관계 개선 활로를 모색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10일 당선 확정 직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겠다”며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겠다. 베이징과 도쿄에도 가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양 방문의 여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향후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느냐에 따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초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서훈 전 국정원 3차장도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첫 내각 인선 발표 관련 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 얘기를 꺼내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도 “남북정상회담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다시 부활할까, 3차 남북정상회담 가능할까

서 후보자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북한과의 공식‧비공식 접촉을 주도했고,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을 모두 주도적으로 추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 또한 서 후보자를 “평생을 국정원에 몸담은 남북관계 전문가로 북한 업무가 가장 정통하다”고 소개한 바 있다.

민간 단체들도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해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 어린이 영양 지원이나 제약 공장 설립 지원 등을 해온 ‘우리민족 서로 돕기 운동’은 지난 11일 북측과 사업을 논의하겠다며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했다. 전 정부 때 중단된 인도적 지원을 재개 할 수 있을지 이메일이나 팩스 등을 통해 북측과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北도 관계 개선에 기대

북한도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11일 문 대통령의 당선 사실을 일제히 자세하게 보도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당시 실명조차 언급하지 않은 채 1개 문장으로만 보도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뉴시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이날 오후 ‘남조선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 진행’이라는 제목으로 “남조선에서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진행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이 41% 득표율로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문장으로 보도했다.

북 매체, 文 당선 상세보도

다음날인 1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같은 제목으로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 국민의당 후보 안철수, 자유한국당 후보 홍준표, 바른정당 후보 유승민, 정의당 후보 심상정 등 13명의 후보들이 출마했다”며 대선 후보들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1992년도와 1997년도의 경우를 보면 논평을 통해 더 길게 발표했기 때문에 길이에 대해서는 단순 비교가 어렵다”면서도 “북한은 우리 새 정부 출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vs 중국 기싸움 ‘팽팽’

문제는 대북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미국과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중국이다. 벌써부터 ‘감놔라 배놔라’하고 있어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 여부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10일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한국 대선 결과의 시사점’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 차원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나설 경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됐다.

이날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미국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와의 협력 없이 개성공단을 재가동한다면 앞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4일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국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내용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 여지와 함게 유엔 회원국들에 대한 경고도 함께 내놨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미국은 지금까지 유엔 회원국들의 행동을 예의주시해 왔는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완벽하게 이행하지 않는 나라들이 있었다”며 “앞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하지 않거나 위반하는 기업, 개인이 나타날 경우 해당 국가에 이를 처리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2007년 10월 3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2007 남북정상회담 2차 회의를 마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틸러슨 국무장관은 “만약 해당 국가가 자국 기업 또는 개인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을 바로잡지 않거나, 국내 정치를 이유로 그러기를 원하지 않으면 미국이 대신 처리할 것이다. 우리는 제3국을 통해서라도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9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관련 “실패한 햇볕 정책으로의 회귀”라며 “이는 북한이 오랜 기간 약속을 어겨왔으며, 핵무기를 지렛대로 삼아 자신들의 방식대로 한반도를 통일하려고 한다는 점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기서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에 대한 제재를 엄격하게 적용해, 개성공단으로 복귀하는 기업은 미국과의 교역이 금지된다는 것을 알려야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유화정책 복귀는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10일 사평에서 “한국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초지역 역할만 할 게 아니라, 중국과 긴밀한 협력 파트너로서 대국 간 관계를 매끄럽게 처리해 번영할 수 있었다”며 “사드 배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국 보수주의의 최대 실패이며 한국에 실질적인 안전도 가져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계속 소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다”며 “그가 대통령이 된 뒤 사드 충돌을 완화하는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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