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최민정] 정유업계의 실적 고공행진 기세가 꺾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익의 최대 변수인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시에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분기만 하더라도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이익이 늘면서 호실적 랠리를 이어갔지만, 당장 2분기부터는 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정유업계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중동산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는 4월 4주차 52달러대에서 5월 1주차 47달러대로 떨어졌다.

이와 동시에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3월 5주차 배럴당 평균 5.63달러에서 4월 1주차 5.23달러로 7%가 급락,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

유가 하락은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기는 물론 세계 경제까지 악역향을 미쳐 석유화학 제품 수요 부진을 야기, 정제마진을 떨어뜨리는 연쇄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정제마진의 경우 국내 정유업계 전체 기준 1달러 하락 시 영업이익 2000억원의 손실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익을 결정지을 핵심 요소로 꼽혀 중요하게 인식된다.

이런 추세는 지난 1분기에 SK이노베이션 1조43억원, 에쓰오일 3239억원, 현대오일뱅크 3548억원 등 정유 3사 영업이익이 1조6830억원을 기록, 연말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 같은 기간(1조5384억원) 보다 9.4%가 증가한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정제마진 하락은 미국 정유업계가 정기 보수를 마치고 가동률을 높이면서 제품 재고가 늘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중국 정유사들이 구조조정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률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추가 부담까지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불안 요소와 함께 최근 유가 및 정제마진의 약세까지 관찰되며 2분기 실적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은 2분기 실적을 예측하기에는 이르기는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약세를 띠고 있어 지금 수준이라면 이익폭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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