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사에서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밝힌 데 대해, 비핵화 전제없이 북한과의 대화를 서둘러선 안된다고 밝혔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날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에서 한국 대통령 선거 의미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한 후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 방북의 최소한 조건은 북한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하고 앞선 비핵화 합의를 준수하겠다고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미국과 조율없이 무리하게 대화를 강행할 경우 한미 간 껄끄러운 관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사드(THADD· 즉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과 관련해 미국은 물론 중국과도 협상하겠다는 주장이나 전시작전권 조기환수 추진, 동맹국과 연계되지 않은 독립적인 미사일방어체계를 확립할 경우 “미국 정책과 차이(divergence)가 날 뿐 아니라 심지어 난기류(turbulence)를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모든 평화적 방법을 다 동원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10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30분부터 약 30여분간 서대문 홍은동 사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이같이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북한 도발 억제와 핵문제 해결에 대해 여러 안보 사안 중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북한 핵 문제는 어렵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특사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님과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단순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위대한 동맹 관계’”라며 “문 대통령께서 조기에 방미하시어 한미 정상회담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공식 초청하겠다”며 “해외 정상으로서의 충분한 예우를 갖춰 환영하겠다. 우리 두 사람의 대통령 선거 승리를 같이 축하하자”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빠른 시일 내 한국에 고위 자문단을 보내 문 대통령의 방미 문제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제안하며 “직접 만나기 전에도 현안이 있을 때 통화로 서로 의견 교환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나길 고대하겠고 혹시 현안이 있으면 언제라도 편하게 전화해 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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