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관영매체.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북한은 2000년대 들어 한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오면 매체를 통해 결과를 보도하고, 때론 논평까지 곁들였다. 남북관계, 새 정부에 대한 평가와 기대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제19대 대선 결과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9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제16~18대 대선 결과를 짤막하게 보도했다. 보도 매체와 시점에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보도 자체를 생략한 경우는 없었다.

2002년 12월19일에 치러진 제16대 대선의 경우 북한은 이틀만인 같은달 21일 라디오 매체인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선거에서 ‘민주당’ 로무현이 당선되고 ‘한나라당’ 리회창이 패했다”고 후보자 실명과 당명을 숨기지 않고 보도했다.

나아가 “이것은 온 민족의 염원이 반영된 6·15공동선언을 반대하고 반공화국대결을 고취하는 세력은 참패를 면치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내용의 논평까지 덧붙였다. 간접적으로 환영 의사를 표명하는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07년 12월19일에 치러진 제17대 대선의 경우 북한은 관영매체가 아닌 대외 선전매체를 활용했다. 북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선거가 치러진 지 일주일만인 같은달 26일 “서민들이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실명을 거론하긴 했으나 어느달 후보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6자회담 진전, 조미관계 개선”이라면서도 “6·15, 10·4 역행 우려”라며 기대와 우려가 함께 반영된 논평을 곁들였다.

이에 대해 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당선인의 정치적 성향과 당시 정세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반영해 입장 발표 형태와 발언 수위를 결정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2년 12월19일에 치러진 제18대 대선의 경우 북한은 선거 다음날인 같은달 20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이용해 보도했으나, 사실관계를 전달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논평은 내지 않았다.

중앙통신은 ‘남조선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내외신들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19일 남조선에서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었다고 한다”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보도는 당명을 보도하면서도 박근혜 당시 당선인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전례에 비춰볼 때 북한은 이번 제19대 대선 결과에 대한 보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보도 형식과 내용이 달라질 거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최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인 만큼 이와 관련해 언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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