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02포인트(0.18%) 하락한 2,205.44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일호 기자] 코스피가 22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2228.96)에 이르자 증시 진입을 기다리는 자금인 고객예탁금이 계속 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고객예탁금은 세 달 전인 1월 26일 21조2502억원에 비해 12.3% 늘어난 23조871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뒀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자금’을 뜻하는 고객예탁금은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질 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고객예탁금은 증시 유입 대기자금으로 표현하기도 한다”며 “고객예탁금이 늘어난다는 것은 증시에 유입되기 전 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과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프랑스 대선 등의 영향으로 2000선 초반대의 코스피를 유지하던 올해 초 고객예탁금은 21조원 안팎에 머물렀다. 지난 2월에는 20조8237억원까지 떨어져 연중 최소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1분기 들어 수출 경기가 활성화되고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1분기 매출이 호조세를 기록하며 증시 분위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또 대선을 앞두고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지난달 대비 4.5%p 오른 101.2%를 기록하며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예탁금은 지난달 20일 연중 최대인 24조1123억원을 찍었고, 2200선을 처음으로 넘어선 지난달 26일 23조8710억원으로 24조원에 재차 다가선 상황이다.

배성영 KB증권 연구원은 “고객예탁금은 전반적으로 시장 흐름이 좋을 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올해 1월부터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며 “고객예탁금의 증가는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대치에 다다르면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코스피 지수는 7거래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숨고르기로 접어들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실적이나 수출 등 데이터들이 증시의 추가상승을 가리키고 있지만 역사적 최상단에 도달한 상황에서 징검다리 연휴를 감안하면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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