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29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과연 100일이라는 기준이 적합한지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과 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신임 행정부의 100일 업적에 대한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가 지나치게 박하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반면, 반(反) 트럼프 진영에서는 허풍선같이 과장된 트럼프에 대한 평가를 비난했다.

트럼프 측근들은 대통령이 100일동안 많은 일을 빠르게 해냈다며 그를 옹호하고 나섰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23일 NBC ‘언론과의 만남(Meet the Press)’에서 “(트럼프는) 맹렬한 속도로 약속을 지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프리버스는 트럼프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꼽았다.

반면 더글라스 빙클리 백악관 역사학자는 “내 평가가 아닌 65%의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23일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42%로 집계됐으며 응답자의 53%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제 34대(1953~61년)인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취임 100일을 맞아 지지율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대통령은 트럼프가 유일하다.

양측의 희비가 갈리고 있는 가운데 100일에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부터 취임 100일에 엄청난 일들을 해낼 것이라고 자부해 왔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자신에게 우호적 유세현장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첫 100일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는 말을 구호같이 반복해 왔다.

하지만 막상 취임 100일이 다가오자 트럼프 진영에서는 대통령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본인도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취임 100일이라는 평가선을 “터무니없는 기준”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또 “내가 첫 100일 아무리 많은 것을 이룩해도 언론은 이를 묵살하려든다”고 푸념했다.

일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비판적인 CNN 역시 100일에 트럼프를 평가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CNN은 “트럼프는 워낙 독특한 대통령이다 보니 기존의 100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조셉 크라울리 하원의원(뉴욕·민주)은 “(트럼프는) 에이브러햄 링컨도 아니고 존 케네디도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도 아니다. 그는 미국이라는 가치에 전혀 다른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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