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보잉787-9 항공기.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동준]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항공업계 내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부채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어서다.

25일 금융투자 및 외환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추가 두 차례를 포함해 내년까지 최대 다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시사하면서 항공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앞서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 연 0.75~1.00%로 결정한 바 있다.

미국 금리인상은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며 달러 강세 현상을 부추기게 된다. 이는 곧 원화 약세를 불러와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채질 한다.

실제 3월 미국의 금리 인상 후 달러당 1100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중순 1140원까지 치솟는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런데 미국 금리인상은 달러 부채가 많은 기업들에게는 치명타가 된다는 점이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며 갚아야 할 달러 부채 규모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항공업은 항공기를 구매할 때 장기리스 방식을 선택, 달러화 부채를 많이 보유하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따라서 미국 금리인상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두 차례에 달하는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고된 상황이기에 부채 부담은 현 수준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타격이 예상된다.

예컨대 국내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절하)할 경우 960억원과 160억원 가량의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분기까지는 환율의 흐름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며 실적에 상당한 도움을 줬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60.83달러였는데, 올 1분기에는 평균 1153.18원으로 7.65원이 하락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며 환차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전분기 대비 올 1분기 대한항공은 약 73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120억원의 환차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24일 원·달러 환율은 113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직 1분기 평균에는 크게 밑도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향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반영되며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미국 금리인상 시점 한 달 전부터 외환시장에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5월부터는 6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환율에 반영, 미 달러 강세화가 본격화 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내달부터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향후 항공업계의 부채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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