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흥시 모임.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북한이 재일조선인(일본 거주 북한인) 남성과 결혼해 북한으로 건너온 일본인 아내들의 모임을 방북 중인 일본 취재단에 공개했다.

20일 NHK는 전날 북한 당국이 일본 취재단이 함경남도 함흥시로 안내해 재일조선인 남성과 결혼해 북한으로 건너온 일본인 아내들로 구성된 단체인 ‘함흥시 모임’ 사무소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취재단을 맞은 ‘함흥시 모임’ 회원 6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북일 관계 개선을 요청했다.

1960년 북한으로 건너온 구마모토(熊本)현 출신의 일본인 여성(85세)은 “하루라도 조속히 북일 교섭 정상화를 이뤄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어떠한 움직임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며 고국방문을 위한 일본 정부의 대응을 요청했다.

재일조선인과 결혼해 북한으로 건너간 일본인 여성은 1800여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들의 고향방문 등 일시귀국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함흥시 모임’의 설립 목표에 대해 “사회 공헌을 목표로 작년 11월에 활동을 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의 대화 재개를 모색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북한은 같은 날 일본 언론에 2차대전 이후 북한에 남아있는 잔류 일본인 여성에 대한 취재를 허용했다.

또 지난 18일에는 종전을 전후해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 유골 매장지를 공개하는 등 일본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송일호 북한 외무성 북일 국교정상화 담당 대사는 평양에서 일본 언론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최대 피해를 보는 것은 일본”이라고 경고하면서 일본의 대북 제재를 해제해줄 것을 우회적으로 요청했다.

송 대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재조사와 관련해서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일본인 납북자 문제 재조사를 약속한 스톡홀름) 합의를 파기하지 않았느냐”면서 선을 그었지만, 전후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북한에 남은 잔류 일본인과 현지에서 사망한 일본인의 유골 문제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대응할 용의가 있다”며 일본과의 대화 재개를 실마리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송 대사는 또 이 자리에서 “일본이 (대북)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북한)에 대한 정책을 변경했다고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는 등, 사실상 일본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대북 제재 해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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