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일호 북한 외무성 북일 국교정상화 담당 대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송일호 북한 외무성 북일 국교정상화 담당 대사가 일본 언론들에게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일본이 최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 NHK 등에 의하면 송 대사는 전날 평양에서 방북 취재 중인 일본 언론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경고하는 동시에 일본의 대북 제재를 해제해줄 것을 우회적으로 요청했다.

송 대사는 회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주 북한이 맹독성 신경제인 사린가스를 장착한 미사일을 이미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여론몰이’라고 강력 비난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면 일본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사는 미국에 대해서는 “트럼프 정권이 우리(북한)에게 조금이라도 손을 대면 불꽃이 흩날리는 정도가 아니라 전면전이 된다”면서 “전쟁이 나면 최초 피해를 입는 것은 일본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북한이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한 재조사를 약속한 ‘스톡홀름 합의’에 대해 “이미 파기됐다”면서 “누구도 관심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북한과 일본은 2014년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등에 대해 포괄적 재조사를 진행키로 한 바 있다. 일본은 그 대가로 북한의 제1차 핵실험(2006년) 이후 취해온 대북 제재 조치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작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잇단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응으로 일본은 독자 대북제재 조치를 강화했고, 이에 북한은 납북 일본인 조사를 전면 중단하고 담당 부서 또한 해체했다.

이런 상황에서 송 대사는 “일본이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북한)에 대한 정책을 변경했다고 받아들이겠다”면서 일본 정부의 대북 제재 해제를 우회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송 대사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북한에 남은 잔류 일본인과 현지에서 사망한 일본인의 유골 문제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대응할 용의가 있다”며 일본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미끼를 던졌다.

북한은 송 대사의 기자회견 이외에도 일본 언론들에게 18일~20일 사흘 간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잔류 일본인과 현지 일본인 묘지 등에 대한 취재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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