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미사일.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북한이 지난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발사체가 실제 미사일이 아니라 모형일 뿐이라고 중국의 미사일 전문가가 주장했다.

17일 중국 미사일 전문가인 양청쥔 쿤텅글로벌 군수연구센터 연구원은 관영 환추스바오에 기고한 '북한은 왜 열병식에서 미사일 모형을 만들어 보여줬을까'라는 제하의 글에서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 러시아의 신형 ICBM ‘토폴(Topol)-M’과 중국 둥펑(東風·DF)-31A ICBM과 모양이 흡사한 ICBM 발사체를 공개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양 연구원은 북한이 현재 보유한 미사일 개발 및 제조 기술을 근거해 판단한다면, 새로운 ICBM를 개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이 지난 1960년대 초 시작됐는데 1962년 러시아로부터 SA-2 지대공미사일을 입수해 탄도미사일 설계, 액체 연료엔진, 액체추진체 등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선군정치’ 이념에 따라 지난 50여년 동안 미사일 사거리, 정확도, 살상력 등 측면에서 일정한 진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력과 과학기술 수준 등 제약으로 인해 미사일 발사 성공률은 50%에 미치지 못했고, 국제적 기준에 따른 장거리미사일(사거리 5000~8000㎞), ICBM(사거리 8000㎞이상)을 보유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양 연구원은 지적했다. 명중률 측면에서도 공격가능한 대상이 면(面)수준에 머물러 점(點)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이밖에 운반도구, 연결 및 분리 기술 측면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양 연구원은 북한이 열병식에 미사일 모형을 공개한 의도는 첫 째 북한 민심, 군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국가가 ‘주체사상’의 지도하에 위대한 성공을 달성했고 적을 타격한 능력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 째, 대외적으로 북한이 이미 정치, 군사 대국이 됐으며 국제적 위치도 무시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며 셋 째,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한 외부의 평가에 혼란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이 예전부터 자주 사용해 온 수법이라고 양 연구원은 주장했다.

또한 ICBM이 전력을 형성하기 전에 수 차례 발사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외부에서는 북한이 신형 ICBM을 발사한 정보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보유 주장에 의문이 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추스바오가 15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당신은 이번 열병식이 북한의 실제 군사력을 보여줬다고 보는가’라는 내용의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현재까지 응답자 82%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770여 명의 응답자 중 ‘그렇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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