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북한이 15일 태양절을 전후해 6차 핵실험 또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이 여전히 중국 기업들을 통해 미사일 부품을 수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유엔보고서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유엔은 지난 달 펴낸 보고서에서 북한이 2016년 2월 광명성4호 위성을 쏘아올리면서 사용했던 은하-3호 로켓의 추진체를 한국군이 서해에서 회수해 분석한 결과, 프레임은 북한산이지만 모터와 트랜스미터, 전선 등 핵심 부품들은 서방에서 만든 외국산이란 사실을 밝혀냈다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이 미사일을 제조하는데 최신 외국산 부품들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서방국가에서 만든 부품들이 중국 기업들을 통해 북한에 수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는 유엔 관리들이 중국 기업들을 접촉해 부품을 북한에 팔았는지 물어보자 해당 기업 관계자들이 묵묵무답으로 사실상 인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엔 관리들과 무기 전문가들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막기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계속해서 북한 미사일 제조를 위해 기술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이런 불법적 대북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 불과 18개월 전까지만해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따라 수출이 금지된 품목들이 몰래 북한에 수출된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암묵적(tacitly)’으로 이런 수출을 용인하고 있는 것인지, 북한이 매년 수입하는 물품의 8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자국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못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수사할 의지가 없는 것인지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의 수석 연구원인 조슈아 폴락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시스템 상에 온갖 종류의 해이가 존재한다”면서 “중국이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일 수 있고, 강력한 수출통제 시스템이 없는 것일 수 있으며, 단순한 부패 때문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어쨌든 간에 중국 기업들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은 분명하며, 따라서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그렇게 할 여지가 분명히 있다는 이야기이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비확산 담당자였던 한 소식통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불법으로 북한에 부품을 수출한)상세한 증거를 내놔라”고 말하곤 하는데 정확하게 언제, 어떤 중국 기업 또는 중국인이 해당 부품을 팔았다고 증거를 적시하긴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중국은 “항상 심각한 행동을 취하기를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것만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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