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배당금 150억원 넘어…기부금은 ‘쥐꼬리’ 수준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다이소아성산업이 정체성 논란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일본 본사에 150억원이 넘는 돈을 송환하는 동안 국내 환원 규모는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다이소아성산업이 2세 경영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국 기업이라는 프레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박정부 회장 때부터 이어진 일본 다이소와의 인연은 끊지 못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여전한 배당규모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다이소아성산업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51억3150만원씩 총 153억9450만원을 일본 법인인 다이소(大創·대창)산업에 지급했다.

이같은 배당금 규모는 같은기간 다이소아성산업의 전체 이익배당의 3분의 1이 넘는다. 즉 다이소아성산업이 주주들에게 나눠준 이익 중 상당액이 일본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최근 3년간 일본 다이소산업이 가져간 배당금은 다이소아성산업의 전체 배당 450억원 중 34.21%에 이른다.

다이소아성산업은 박정부 회장이 대표로 있는 한일맨파워와 일본 최대 균일가 상품 유통회사인 일본 다이소산업이 2002년 합작해 만든 회사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다이소산업은 다이소아성산업에 대한 지분율 34.21%를 유지하고 있다. 다이소아성산업에서 배당이 이뤄질 때마다 거액의 배당금이 일본국 법인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박 회장의 평소 발언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박 회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소아성산업은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다이소산업에 로열티를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배당 등 수익도 배분하지 않는 것은 물론 두 회사가 임원 파견 등 직원 교류도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이소아성산업이 국내에 쓴 기부금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다이소아성산업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기부금으로 12억4135억원을 지출했다. 배당금에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다이소아성산업이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점을 감안하면 ‘쥐꼬리’ 수준이다.

◆ 끊지 못하는 인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2세 경영 체제에서도 정체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다이소의 지분이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의 지배구조 변경은 일본기업 논란을 해소하는 데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다이소아성산업은 최근 3년 동안 지배구조가 급격하게 바꼈다. 2013년까지 유지했던 ‘한웰→한일맨파워→다이소아성산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는 2014년 한웰이 다이소아성산업을 지배하고 있던 한일맨파워 지분 100%를 전량 에이치원글로벌에 넘기면서 변화가 생겼다.

박 회장의 두 자녀인 수연씨와 영주씨가 에이치원글로벌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2세들에게 다이소 경영권을 완전히 넘기는 승계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반면 일본 다이소산업의 지분율은 2002년부터 현재까지 34.21%를 유지 중이다.

다이소아성산업 관계자는 “지분구조를 봐도 다이소아성산업은 대한민국 기업”이라며 “일본법인의 지분은 단순히 투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당금의 경우 2014년 이전에는 이익이 나질 않아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며 “2014년부터는 주주들에게 이익에 대한 배당을 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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