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보·손보업계 3%대로 주저앉아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보유한 자산을 굴려 얻는 수익률이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상황에서 어려운 시기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내 저출산 문제나 낮은 경제성장률,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등 내부적 문제가 국내 금융시장의 악재로 작용해 보험사들 수익률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의 지난 11월 말 기준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96%였다. 손보업계의 지난 9월 말 기준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79%를 나타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 중 수익을 낼 수 있는 현금·예금이나 유가증권, 대출금, 부동산 등 운용자산이 낸 이익률을 뜻한다. 보험사는 고객이 낸 보험료를 운용자산에 투자해 보험금을 마련한다. 때문에 보험사가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이자율보다 운융자산이익률이 낮으면 이차역마진이 발생해 보험사의 경영이 어려워진다.

국내 보험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국내 금융시장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를 떨어뜨리면서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도 함께 하강곡선을 그린 탓이다.

특히 기준금리가 2015년 3월 2%에서 1.75%로 인하되면서, 보험업계 운용자신이익률도 하락압력을 받았다. 생보업계와 손보업계 모두 2015년 말 기준 자산운용이익률이 4.01%로, 4%대 턱걸이를 하더니 각각 2016년 11월과 9월 말 기준 3%대로 주저앉았다.

더불어 각 업계마다 절반이나 그 이상의 보험사들이 업계 평균보다 낮은 운용자산이익률을 기록했다. 생보업계는 전체 25개 보험사 중 14개가 업계 평균 미달이었으며, 손보업계는 전체 10개 중 5개 업체가 같은 상황이었다.

업계별로 자산운용이익률 하위 업체 5곳 중에는 대형사도 포함됐으며, 손보업계에서 유독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생보업계에서 지난해 11월 말 기준 자산운용이익률이 가장 낮은 생보사 5곳은 2.17%를 나타낸 라이나생명을 필두로 ▲교보라이플래닛생명(2.36%) ▲BNP파리바카디프생명(2.39%) ▲하나생명(3.21%) ▲NH농협생명(3.41%) 등 순이었다.

손보업계에서는 ▲삼성화재(3.05%) ▲NH농협손해보험(3.32%) ▲KB손해보험(3.36%) ▲흥국화재(3.38%) ▲현대해상(3.44%) 등 순으로 하위 5곳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국내 금융시장의 저금리 기조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뒤 전 세계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고 있지만, 국내는 내부의 부정적 요인으로 저금리가 유지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이럴경우 국내 보험업계는 좀 더 오랫동안 수익률 저하 늪에 빠져 있을 수 있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7년 보험산업 전망과 위험요인’ 보고서에서 “일부에서는 저금리 기조가 종식될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의 경우에 국한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출산과 고령화 진전에 따른 잠재경제성장률 하락과 산업구조 조정 진행과 가계부채 문제 등 대내적 경제여건을 살펴볼 때 현재 금리가 계속되거나, 혹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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