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열흘째인 지난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가운데)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은성 기자]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 사이에서 반북 기류가 감지되고 44년 역사의 북한과 말레이 우방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5일 말레이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 정부는 북한 측의 무례한 언행에 단교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북한은 그간 핵실험에 따른 유엔의 대북 제재를 피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교류를 넓혀왔고, 자국에 우호적인 동남아를 해외거점으로 삼아 외화벌이 활동을 벌여왔다.

직접 당사국인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몇 안 되는 우방 국가이자 북한인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나라다. 현재 약 1000명의 북한인이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면서 일하고 있고, 그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돈은 김정은 정권의 주요한 외화수입원 중 하나이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주재 강철 북한 대사를 초치하고, 북한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11명의 용의자 중 최소 8명이 북한 국적자로 파악된 가운데 말레이 경찰의 지난 22일 2차 수사 결과 기자회견에서 추가로 확인한 용의자 가운데 현광성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도 포함됐다고 주장하면서 사태는 한층 더 악화됐다.

반면 북한 정부와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은 말레이시아 당국의 능력을 폄하하고 비난하고 있다. 강철 대사는 지난 20일 대사관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말레이시아가 우리를 해하려는 세력과 결탁했다”고 주장했고, 북한 대사관은 22일 말레이 경찰 2차 수사 기자회견과 관련해 수사 결과 일체 부인하면서 “북한주권에 대한 극도의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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