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최민정 기자]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값은 재건축 훈풍을 타고 서울시에서는 강남구와 양천구, 경기도에서는 과천시에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서울(7.57%), 신도시(3.63%), 인천( 3.01%), 경기(2.97%) 순으로 높았다.

특히 서울에서는 양천구와 강남구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각각 11.83%, 10.96%로 10%대를 넘어섰다. 이는 서울에서 가장 상승률이 낮았던 중랑구(2.50%)의 4~5배 수준에 달한다.

강남구의 연간 아파트값은 지난 2012년 8.52% 하락했지만, 이듬해 하락세가 크게 위축(-1.56%)했다. 이후 상승 전환하면서 2014년 4.61%, 2015년 7.39% 오른 데 이어 지난해 상승률 10%대를 넘어섰다.

양천구 역시 지난 2012년 6.76% 하락한 뒤 이듬해 하락세가 주춤(-3.18%)했다. 지난 2014년 3.00% 상승, 이듬해 4.75% 상승한 여세를 몰아 지난해에는 11.83%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올랐다.

이는 재건축 훈풍을 타고 몰려든 투자 수요 영향이 컸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강남구와 양천구는 지난해 재건축 기대감에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특히 목동이 있는 양천구에는 1980년대 후반 지어진 아파트가 꽤 되는데 재건축 허용 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줄어들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형성해 가격이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서울 자치구별 매매가는 강서구(9.84%), 서초구(9.73%), 강동구(8.54%), 영등포구(7.77%), 송파구 (7.74%), 서대문구(7.72%) 등이 서울 평균보다 많이 올랐다.

또 은평구(6.93%), 구로구(5.93%), 마포구(5.86%), 노원구(5.74%), 도봉구(5.35%), 성동구(5.32%), 금천구(5.14%), 용산구(5.09%), 동작구(4.52%), 중구(4.36%), 강북구(4.23%), 성북구(4.14%), 광진구 (4.03%) 등도 4~6%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관악구(3.95%), 동대문구(3.10%), 종로구(2.90%), 중랑구(2.50%) 등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저조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는 과천에서 가장 큰 폭(15.25%)으로 올랐다.

과천은 지난 2012년 10.39% 하락하며 수도권 다른 지역 대비 큰 낙폭을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에는 대다수 지역이 가격 하락세를 보임에도 2.02% 상승하는 등 반전했다. 지난 2014년 2.63%, 2015년 6.38% 등 점차 오름폭이 커지더니 지난해에는 15.25%나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수도권 시·군·구 상승률 중 가장 두드러지는 수치다. 경기에서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던 광명시(6.14%)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경기 지역에서 단위면적당 재건축 아파트 비율이 가장 많은 곳이 과천”이라며 “재건축 비중이 높다보니 지난해 재건축 매매가 상승세를 타고 가격이 크게 오른 것 같다”고 짚었다.

이 밖에도 올해 분양을 앞둔 과천지식정보타운에 대한 기대감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 135만㎡ 부지에 주택 8160가구와 정보기술(IT) 및 바이오기술(BT) 기업 등이 입주하는 등 미니신도시 규모로 조성된다.

신도시에서는 일산이 6.96%로 가장 크게 올랐다. 동탄도 6.07%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중동(5.78%), 판교(3.63%), 파주운정(3.40%), 산본(2.76%), 평촌(2.67%), 분당(2.26%), 광교 (1.14%), 김포한강(0.03%) 순이다.

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경기 3개 자치구가 하락했다. 안산시(-0.50%)와 용인시(-0.06%), 안성시(-0.41%) 등이다. 이들은 경기권 중 상대적으로 서울과 멀리 떨어진 지역이다.

신 차장은 “지난해 경기권에서는 서울 전세난을 못 이겨 집을 산 수요 덕에 매매가가 상승했다”며 “안성시나 안산시 등은 서울에서 비교적 멀어 전세난에 따른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산시 가격 하락은 이전에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안산 아파트값은 지난 2015년 8.79% 오르면서 광명(11.44%)과 하남(10.76%)에 이어 크게 올랐다. 이같은 가격 상승 피로감으로 지난해 매수세가 줄어들었는데도 대규모 신규 분양 물량이 시세보다 비싸게 쏟아지자 매수세가 더욱 침체해 가격이 하락했다.

용인은 공급 과잉과 미분양 영향으로 보인다.

신 차장은 “용인은 지난해 공급 과잉과 미분양 등이 우려됐던 지역 중 하나”라며 “앞으로 집값이 내려갈 수 있다는 이유로 매수세가 꺾이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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