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부동자금만 상승세…안전자산도 위축

▲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금들이 단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에만 관심을 보이며 국내 주식시장을 떠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 단기부동자금은 점차 늘어났다.

단기부동자금은 2013년 713조원에서 ▲2014년 795조원 ▲2015년 931조원 ▲2016년 1010조원을 기록했다.

단기부동자금은 금융사에 맡겨진 1년 미만의 수신성 자금을 뜻한다. 저축예금을 비롯해 ▲머니마켓펀드 ▲종합자산관리계좌 ▲발행어음 ▲요구불예금 ▲정기예금(6개월 미만) ▲단기채권형펀드 등이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금이 투자 상품으로 몰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몇 년간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 심리로 채권펀드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금이 잠시 몰렸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이면서 다시 빠지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 부동자금의 증가는 저금리 기조화 장기화로 은행 예금에 대한 투자 매력은 낮아진 상황이지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금이 투자상품으로 유입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4~2016년 상반기까지는 채권펀드로 자금이 유입됐으나,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채권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주식펀드 시장은 환매가 이어지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브렉시트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예상치 못한 국제 이슈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 국내 정치 불안정까지 터지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는 평이다.

다만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률을 따져 주식자산을 늘리고 있어 국내 투자자들도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2015년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코스피 2000포인트 이상에서 환매가 본격화됐지만 2016년도에는 코스피 1950포인트 이상에서 환매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주식펀드의 본격적인 자금 유입 지수 수준도 2015년 2000포인트 이하에서, 2016년 1900포인트 이하로 크게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주식자산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좀 더 긴 안목으로 주식자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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