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백악관 대변인.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간 신전략핵무기감축협정 (New START)을 모르면서 비난했다는 보도에 대해 미 백악관이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워싱턴포스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달 1월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 중 지난 2010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합의했던 신전략핵무기감축협정에 대해 “그게 뭐냐”고 물어보는 바람에 전화통화가 잠시 중단됐었다고 9일(현지시간)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이 협정의 연장의 가능성을 물어보자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를 중단하고 보좌관들에게 물었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이 협상을 비난했다는 것이다. 

션 스파이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몰라서가 아니라 보좌관들에게 의견을 구하느라 전화통화가 잠시 중단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 행정부가 체결한 이 협정을 알고 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관들의 의견을 듣는 바람에 통화가 잠시 중단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시간 동안 이어지는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는 개인적인 통화였다”고만 밝히고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당시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에 대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분위기 속에 진행된 우호적 대화였다고 밝혔었다. 

가디언이 이날 입수해 공개한 당시 전화통화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신전략핵무기감축협정은 양국의 핵탄두 배치를 가로막는 나쁜 협정이라고 비난하며 이 협정의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화통화는 양국 정상들끼리 자신들의 높은 지지율을 강조하고 서로를 칭찬하면 좋은 분위기로 시작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신전략핵무기감축협정과 이란 핵 협정 문제를 묻자 트럼프 대통령이 흥분하며 이 두 협정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남기고 간 미국의 전략적 손실로 비난했다. 

신전략핵무기감축협정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0년 1991년 조지 H. 부시 대통령 시절 당시 소련과 체결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대체하기 위해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라 양국은 2018년까지 지상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 탄도미사일, 장거리 전략폭격기 등 전략무기와 함께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기로 줄여야 한다. 이 협정의 기한은 오는 2012년 만료되지만 상호 합의에 따라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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