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의 테러를 거론하며 미국의 미래를 점점 더 어둡게 전망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자신의 반이민정책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테러범들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둥 국가 위기를 강조하는 발언들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이런 비관적 경고가 미국에 임박한 테러 위협을 분명하게 예견한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비판자들은 이슬람 테러단체의 위협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국내외의 다른 위험은 무시하고 있는 증거라고 말한다. 

백악관이 “그동안 간과된 테러공격”으로 뽑은 용의자 명단에는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조직만 나열되어 있을 뿐 다른 명분과 목적으로 자행된 다른 수많은 테러 범행의 단체들은 들어있지 않다. 트럼프는 6일(현지시간)“죽음과 파괴를 숭배하고 축하하는 우리의 적”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자 IS를 꼽았다. 

특히 난민금지와 이민 단속을 강화하는 자신의 행정명령이 법원으로부터 거부당하자 대중적 지지를 얻기 위해 트럼프는 갈수록 미국의 미래를 IS테러와 폭력에 노출된 위험한 나라로 어둡게 그리고 있다. 연설과 트위터 글을 통해 미국에 대한 IS의 테러 공격이 임박했으며 ‘대량학살’이 예상되고 있다는 둥 앞으로의 세계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서방국가 간의 충돌의 세계로 전망한다. 

트럼프의 백악관은 특히 미국 언론들이 고의적으로 IS 공격의 위험을 축소보도한 사례 78가지를 지적한 보도자료를 돌리는 등 “대부분의 그런 사건들”이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아프리카의 보코하람 등 IS보다 최근 더 많은 인명을 살상한 조직 이름은 트럼프의 명단에서 빠졌다. 또한 지난 주 케나다 퀘벡 주의 한 모스크에서 6명의 무슬림을 총으로 살해한 프랑스계 캐나다인처럼 자생적인 극우 테러분자들의 무슬림에 대한 폭력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뒤늦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뤼도 수상에게 전화로 애도를 표했다고 밝혔지만 트럼프가 그런 테러사건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IS에만 집중된 좁은 시야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와 달리 미 연방수사기관들은 최근 몇년 동안 중동지역의 IS보다는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극단주의자 테러범들에 더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이들은 대개 미국에 이미 살고 있는, 주로 남성들로, IS의 선전 내용이나 순교정신, 폭력에 매력을 느껴 스스로 테러범이 된 자들이다. 

트럼프의 비관적 전망과 공격적 발언에 대해 백악관의 션 스파이서 대변인은 대통령이 미국 국민들에게 겁을 주려고 그러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도 7일에는 “지구는 대단히 위험한 곳이다”라며 그의 말에 동조했다. 

트럼프의 지나친 이슬람 테러에 대한 집착은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국장과 스티브 배넌 최고 전략책임자들의 의견을 흡수한 때문이며 이들이 반이민 행정명령도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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