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대장주 삼성전자의 200만원 돌파 시도를 필두로 오르던 코스피가 설 연휴를 앞두고 2080선까지 껑충 뛰었다.

나흘간의 설 연휴 이후에도 코스피가 2100선을 넘어 올해 강세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지난 2016년까지 15번의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에 코스피가 하락한 사례는 5번이었다. 나머지 10번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 이후 첫 거래일 등락은 연휴 기간 동안 나타난 국내외 변수가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승한 횟수가 두드러지게 많다는 것은 시장심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긴 연휴을 앞두고 연휴에 필요한 자금 수요 등의 이유로 개인투자자들의 매도가 늘어나 증시가 대체로 소강 상태를 나타냈다가 연휴 이후 다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날을 대비한 자금 수요로 주식시장이 매매계약 체결 후 이틀 뒤에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 상 설 연휴의 4~5 거래일 전에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설 연휴 이후 첫거래일의 등락을 살펴보면 변동폭이 큰 특징이 나타난다. 적게는 사흘, 많게는 닷새를 쉬고 열리는 주식시장인 만큼 호재나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2002년의 경우 7.64% 급등했고, 2009년에도 5.91% 급등했다. 반면 2008년에는 3.29% 떨어졌고 작년에도 2.93%나 급락했다.

2008년에는 설 연휴 기간 동안 미국의 ISM서비스업 지수가 기준선인 50을 5년 만에 처음으로 하향이탈하며 경기둔화 우려가 증폭되면서 급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2009년에는 설 연휴 기간 미국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강세와 독일 반도체 업체인 키몬다의 파산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수혜 기대 등으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통계만으로 연휴 이후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연휴 기간 발생할 수 있는 국내외 경제 이벤트가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의 등락을 결정할 최대 변수다.

올해는 무엇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관건이다. 미국 우선주의, 보호 무역주의는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 큰 악재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이머징 마켓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의 보호무역 공약 이행에 따른 불확실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보호무역 확대 문제가 연휴 이후 증시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국증권 김성환 연구원도 “트럼프 정책 기대감으로 올라온 글로벌 증시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로 상승모멘텀이 약화되는 모습”이라며 “트럼프 정책이 좀 더 명확해지기까지 관망모드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국내 정치 상황과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외국인의 수급 등이 설 연휴 이후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변수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연구원은 “브렉시트와 관련해서는 다수 예정된유럽 지역의 선거일정을 고려하면 잠재 리스크이고, 국내 정치 불확실성도 2월 주식시장에 부담요인”이라며 “다만 증시를 둘러싼 우호적인 글로벌 매크로 환경 속에 국내 기업실적 호전과 외국인 매수세를 고려하면 국내증시가 급격한 조정에 노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2003년부터 2016년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 코스피 등락률.

▲2003년 2월 3일 1.44% ▲2004년 1월 26일 0.89 ▲2005년 2월 11일 -0.21% ▲2006년 1월 31일 1.10% ▲2007년 2월 20일 0.29% ▲2008년 2월 11일 -3.29 ▲2009년 1월 28일 5.91% ▲2010년 2월 16일 0.46% ▲2011년 2월 7일 0.47% ▲2012년 1월 25일 0.12% ▲2013년 2월 12일 -0.26% ▲2014년 2월 3일 -1.09% ▲2015년 2월 23일 0.35% ▲2016년 2월 11일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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