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소비자가=거대 시간소비자, 여가 문화 콘텐츠 소비영역 레저경제로 확산

▲ 조경환 과천축제 상임이사 겸 사무처장

일상이 바쁘고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문화 콘텐츠를 통해 ‘마음의 치유’로서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요즘 추세이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아침고요수목원을 다녀왔다.

이곳 수목원은 겨울에 더 그 존재감이 빛을 발한다. 매년 겨울에 개최가 되고 있는 이색 겨울축제로 정원을 활용한 ‘오색불빛 정원전’은 10만여 평의 야외 정원 속을 화려한 빛의 잔치를 만들어낸다. 정원 전체가 꽃 속의 조명을 통해서 상상 속 꿈의 나라를 만들어내고 있다.

추운 겨울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겨울축제의 밤에 이곳을 찾는다. 넓은 정원을 여유롭게 산책하듯이 구경하며 좋은 공기와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각 나무마다 예쁜 전등들을 설치해 오색별빛으로 정원은 장관을 이룬다. 젊은 연인들은 테마별 정원의 야경을 배경으로 추억에 남겨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 정원은 추억의 ‘저장장소’로서는 오래 기억이 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이곳을 찾아온다.

대관령에는 하늘목장이라는 곳이 있다. 근처의 삼양목장과 함께 ‘힐링’ 문화 콘텐츠 공간으로 꾸준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지난 1974년 조성되었고 월드컵경기장 500개에 달하는 약 1,000만 제곱미터 모로 조성되었으며, 해발 1,057미터 대관령 최고봉인 선자령과 붙어 있다. 지난 2014년 9월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었다. 그동안 40년 동안 가꾸었던 대관령 천연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가운데 염소, 양 등을 야외목장에 방목해서 키우고, 산 눈썰매 등 아름다운 자연을 직접 체험하는 목장으로 자연 생태 교육장으로서 지친 일상을 벗어나 자연을 벗하며 ‘마음의 치유’를 하고자 하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강릉 안목해변은 즐비하게 늘어선 커피 자동판매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과거 이곳은 근처 회사원들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안목바다를 바라보며 삼삼오오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고 곳이었는데 이제는 안목 커피의 거리로서 명소가 되었다. 이제는 수많은 커피숍이 들어서서 근처의 직장인뿐만 아니라 외지인들이 이곳 안목바다를 보면서 커피의 향을 즐기고 있다.

3도 3군 관광협의회라는 것이 있다. 충북 영동군, 충남 금산군, 전북 무주군 등 3개 지역의 협력하여 지역의 관광활성화사업을 도모하기 위한 협의체를 만들었다. 지난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창조지역사업 공모에 '금강 따라 걷는 삼도(道)·삼미(味)·삼락(樂)'이라는 주제로 선정돼 진행되는 문화관광 체험을 통한 여가의 소비를 촉진시키는 투어 연계의 프로그램이다. 금산군은 '금산인삼축제'( 2017년에는 '생명의 뿌리, 인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금산세계인삼엑스포'가 개최될 예정이다), 영동군은 '영동난계국악축제', 무주군는 '무주반딧불축제'가 있다.

그래서 지역축제와 지역명소, 그리고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색이 있는 대표 음식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지역 농민들과 직접 연계한 푸드 스쿨 체험, 지역 푸드 투어 코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3도 3군에서는 지역별로 저명한 쉐프 3명을 초빙해 음식 레시피를 만들고 책자도 발간하였다. 또한 도자기 제작체험이나, 국악기 체험 등과 같은 프로그램들을 일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관광객들이 직접 스스로 보고 느끼고 맛보고 또한 만들어보게 하자는 취지이다.

이렇게 정원, 목장, 바다, 지역 푸드와 연계된 ‘마음의 치유’로서의 여가 문화 콘텐츠가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를 일회성 행사로 바라보는 것 아니라 슬로우 여가 콘텐츠를 통해 ‘마음의 치유’에 대한 그 충족 욕구를 연계시키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제 발전에 모든 힘을 모았던 시대에서 문화와 경제의 동반 발전을 위해 그 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들어냈던 것은, 우리에게는 1990년대 중반부터였다고 기억된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그리고, 1993년 대전 엑스포 개최에 따른 대형 문화 이벤트의 개최의 영향이었다. 그것은 마치 일본이 도쿄올림픽, 오사카박람회, 중국이 베이징올림픽과 상하이박람회 이후 경제 발전의 계기와 함께 문화 성숙을 위한 기반 시설과 문화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해 정책과 제도가 만들어져 문화 콘텐츠 발전의 계기를 만들어졌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이제 문화 콘텐츠도 여가를 소비로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시간 절약에 대한 강박관념과 그로인해 수익을 올리던 시간예속경제에서 ‘조금 덜 일하고 더 많은 시간을 누리는 생활방식’으로 문화 소비로 연계되는 레저 경제의 개념이다. 안목은 까다롭지만 시간의 여유를 갖고 있는 문화 소비자들이 앞으로는 늘어날 것이다. 이들을 ‘거대한 시간 소비자’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앞으로 문화를 소비한다는 것에 대한 영역이 삶의 질을 변화를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여가 문화 콘텐츠의 소비의 영역이 레저 경제로 확대되는 것이다.

 

▷조경환 재단법인 과천축제 상임이사 겸 사무처장

필자는 한국 최초 박람회 전문회사 ‘영지도스(東通)’ 프로듀서, 두산동아(동아출판사) 케이블 TV DSN 편성팀장 두산그룹 연강홀(현 두산아트센터) 극장장,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극장 기획팀장, 영화주간지 시네버스 편집장 그리고 인천부평아트센터 초대 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재단법인 과천축제 상임이사 겸 사무처장으로 재직 중이다. 서일대 연극영화과, 한성대학교 미디어디자인학부 겸임교수, 한성대대학원 미디어디자인전공 겸임교수, 청운대 공연기획경영학과 겸임교수, 국립 강원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방송연예 예술경영 겸임교수, 한국 외국어대학교 인문학부 문화콘텐츠 연계 전공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된 활동 분야는 공간운영 콘텐츠와 공연기획 및 문화정책, 지역기반 축제의 활성화, 예술경영전략, 지역 특성화 문화콘텐츠 개발(공연, 예술교육, 전시)이다. 특히 공연 문화 및 지역축제를 통한 지역의 문화경제의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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