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짬짬이 증여’ 최근 각광받는 대물림 방식 트렌드

[파이낸셜투데이=곽진산 기자] 한세실업의 6세 외손자 박건희 군의 주식가치가 두 달 만에 6억원을 넘어섰다. 태어나자마자 받은 주식으로 박 군은 ‘금수저’ 대열에 발을 올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된 분기보고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박 군이 보유한 엠케이트렌드 5만3031주의 주식가치는 가장 최근 주식시장 거래일 종가인 1만2900원(1월 13일)을 기준으로 6억8410억원에 달한다. 박 군은 전체 0.41% 지분율을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 중 한명이며 개인 주주로는 세 번째로 많다.

최대주주에 박 군이 최초로 등장하는 시점은 지난해 11월 4일이다. 이날 박 군은 장내매수로 보통주 5000주를 일괄 매입했는데, 종가 기준(1만3000원)으로 당시 주식 가치는 6500만원에 해당한다. 사흘이 지난 7일에는 8040주를 추가 매입해 총 1만3040주까지 급증했다. 6세에 불과한 미성년이 이틀 만에 1만3000주를 사들여 개인 주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박 군은 약 10일을 주기로 이틀 동안 적게는 1000주에서 많게는 8000주까지 매입했다. ▲3900주(11월 15일) ▲6157주(11월 16일) ▲4785주(11월 24일) ▲8952주(11월 25일) ▲5275주(12월 5일) ▲2944주(12월 6일) ▲1970주(12월 26일) ▲1000주(12월 27일) ▲3970주(1월 5일) ▲1038주(1월 6일)를 매입해 총 5만3031주가 됐다.

이처럼 6살에 불과한 박 군이 두 달 만에 6억이 넘는 주식을 보유할 수 있던 것은 ‘짬짬이 증여’ 덕분이다. 짬짬이 증여란 회사 주식을 조금씩 증여하는 것으로 대량으로 주식을 증여할 때 발생하는 세금 부담과 사회적 비판을 피할 수 있다. 최근 재벌가에서 각광받는 대물림 방식이다.

한세실업이 지난해 9월 전격 인수한 엠케이트렌드는 패션브랜드 TBJ와 버커루, NBA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아들인 김석환씨와 김익환씨가 개인 최대 주주로 등록돼 있다. 하지만 이들의 ‘김씨’ 자녀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한세그룹 일가의 3세 중 최대주주로 등록된 건 박 군이 유일하다.

2011년생인 박 군은 김 회장 막내딸의 아들로 알려졌다. 과거 푸드칼럼리스트로 활동했던 박 군의 어머니는 한세예스24홀딩스 지분율 상당량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재 박 군의 주식 매입 배경과 3세들 중에서 유일하게 박 군만 주식을 매입한 배경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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