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뼈 경차’ 뒤에 가려진 흑심…소비자 안전 ‘볼모’

▲ 기아자동차 신형 모닝. 사진=기아차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기아자동차의 상반기 기대작 모닝이 출시 전부터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동급 유일의 무릎 에어백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정작 낮은 등급의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선택조차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더욱이 이전 모델에서도 안전도 평가 ‘0점’이라는 굴욕을 맛본 전력이 있어, 모닝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1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출시되는 신형 모닝에는 경차로는 유일하게 운전석 무릎부분을 포함해 총 7개의 에어백을 탑재한다. 기아차가 새로운 플랫폼 적용과 강판 사용 확대 등과 함께 모닝의 안전성 마케팅에 전면 활용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간과된 사실이 있다. 모닝의 모든 트림에서 7개의 에어백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높은 트림에서만 장착되고 하위 트림에서는 선택조차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안전을 인질삼아 장사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모닝에는 베이직 플러스와 디럭스, 럭셔리, 프레스티지 등 5개의 트림으로 나눠져 있다. 이 중 7개 에어백이 기본적으로 장착되는 트림은 프레스티지에 한하고, 럭셔리에서는 옵션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반면 디럭스와 베이직 플러스에서는 옵션으로도 존재하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로 6개의 에어백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기아차가 ‘통뼈 경차’를 슬로건으로 안전에 심혈을 기울인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소비자의 안전을 담보로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안전과 관련해서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며 “이번 에어백 차별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아 보이기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의 인식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모닝은 이전 세대 모델에서도 에어백 차별 정책을 펼치다 안전도 0점이라는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실제 과거 남미 자동차법이 에어백을 의무화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에어백이 아예 없는 모델을 수출했다. 이 모델은 지난해 6월 라틴 NCAP에서 실시한 충돌테스트 결과 별 0개를 받았다. 모닝이 앞부분 40% 충돌테스트에서 성인 탑승자 보호는 별 0개, 어린이 탑승자 보호는 별 1개를 획득했다. 너무 낮은 평가를 받아 측면 충돌테스트는 시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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