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재 편집국장

‘뻔뻔함’, ‘궤변과 후안무치’ ‘비겁한 몸부림’.

정유년 신년 벽두에 이뤄진 탄핵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간담회에 대한 야4당의 반응이다.

이 중 개혁보수신당 장제원 대변인의 “상처 난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제발 자중자애하라”는 논평은 압권이다.

구랍 자정까지도 백만 촛불 시민의 퇴진압력을 받은 박 대통령이 철저하게 자기방어로만 일관한 엉뚱한 기자회견에 벽두부터 국민은 뿔 났다.

박 대통령은 31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계획에 없던 신년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것도 사전 30여분 전에 급하게 통보하듯 이뤄진 간담회다. 참석기자들에게는 카메라와 노트북 지참을 통제했다. 자신이 현재 국민의 절대 불신을 받고 국회로부터 탄핵 통과된 신분임을 망각한 처사다. 누가 봐도 각본에 짜여진 데로 움직였다는 인상이 강하다.

박 대통령의 1일 신년 기자간담회는 사실상 ‘공개 변론’이었다. 헌법재판소의 3일 준비기일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일종의 여론전에 가까웠다. 이미 사전 치밀하게 자신의 변호인단과 사법적 논리대응을 거친 후 가진 간담회라는 인상이 짙다.

이런 정황은 간담회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읽힌다. 최대 논란인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는 관저에서 구조를 위해 자신이 할 것은 다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간의 의혹을 사고 있는 밀회설, 미용시술설, 굿판설등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일축했다. 삼성과의 관련설에 대해서도 삼성을 헤지펀드에서 보호하고, 중소기업을 도우려는 ‘순수한 의도’였다고 반박했다. 또 최순실과 측근들의 전횡을 ‘정상적 국정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또는 누명’으로 규정했다.

국민적 의혹과 분노를 사고 있고, 특검의 집중 수사대상인 주요 쟁점과 의혹들에 대한 철저한 부정과 피해가기였다. 사실상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기각을 염두한 전략 차원이라는 평가가 주류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사태와 국정 대참사를 몰고온 장본인으로서의 반성은 어디에도 없었다.

국민 절대 다수를 무시하는 무지의 군주가 있는 한 국가는 행복할 수 없다. 2017년 정유년 새해를 활기차고 행복하게 여려는 국민의 마음은 벽두부터 착잡할 뿐이다.

<이완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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