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악재에 얼어붙은 경제계…정유년까지 ‘현재진행형’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지난해 한국 경제는 안팎으로 흔들렸다. 조선업계 부실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과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등 각종 악재에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결정타에 무너져 내린 형국이다.

대외적으로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저금리 기조로 인한 글로벌 경기불황 장기화에 예상치 못했던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졌다.

올해도 상황이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경제성장률은 2%대 초반에 머물며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기업들을 향한 특검 수사와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국정공백 등 부정적 상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출처=LG경제연구원

◆해법 안 보이는 성장…‘첩첩산중’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9월 2.2%로 예상했다가, 지난달 다시 2.1%로 낮췄다.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2.2%, 2.3%로 내다봤다. 국내 259개 업체 최고경영자들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2017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를 통해 2.3%로 예측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올해 성장률 예상은 ‘2%대 초반’으로 모아진다. 지난해 2.6%보다 더 둔화된다는 얘기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는 그나마 건설투자가 늘고 저유가에 힘입어 2%대 중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보호주의 확대 등으로 수출활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주택경기 악화와 금리 상승에 다른 소비 위축 등에 그동안 성장을 견인했던 내수 부문의 성장세도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종별로 들여다봐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자동차업계는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꺾인 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 다른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도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화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종 역시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산 수입 철강재에 따른 공급과잉을 겪는 상황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조선업계의 수주가뭄도 계속되는 분위기다. 획기적인 반전이 있지 않는 한 조선업황 회복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이나 글로벌 경기 회복을 마냥 기다려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국의 수출을 견인해 오던 전자업계에도 정유년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당장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흔들린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 출처=LG경제연구원

◆불난 집에 부채질…‘내우외환’

대외 환경도 어려운 국내 경제에 부채질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와 유사한 3.0%로,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LG경제연구원은 세계적으로 고용확대 여력이 높지 않고 노동생산성 저하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주요 선진국들이 펼치고 있는 재정확장 정책과 이에 따른 수요확대는 임금과 물가 상승압력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금리인상 압력을 높여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통화완화를 통한 부양효과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호주의와 고립주의의 확산도 세계교역을 위축으로 이어지며 국가 간 갈등을 높이고, 금융시장에서의 불안감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라고 예상했다. 유가상승은 자원을 수출하는 개발도상국 경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선진국 등 자원수입국에는 내수 약화라는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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