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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독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백신을 제조하는 제약사들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월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후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연이어 임상 중단을 발표하면서 제약·바이오업종 주가가 급락했다. 그런데 최근 독감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관련 주가가 위로 방향을 전환했다.

여기에 미국발 훈풍도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이에 제약·바이오주의 저가 매수 시점이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8일 독감 주의보를 발령한 후 제약·바이오주의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다.

국내 대표 독감 백신 생산업체인 녹십자(15만5500원)와 SK케미칼(6만5600원)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일에 비해 각각 9.89%, 1.39%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생산하는 타미플루의 국내 판매를 맡고 있는 종근당은 같은 기간 15.43% 오른 10만7000원에 마감했다. 백신 생산 후발주자인 일양약품도 13.45% 뛴 4만900원에 장을 종료했다. 타미플루의 대체약으로 꼽히는 '한미플루'를 생산하는 한미약품은 32만9000원으로 8.05% 올랐다.

KRX 헬스케어지수도 2357.91로 지난 8일에 비해 6.42% 상승했다.

특히 올해 계절독감 백신을 완판한 SK케미칼과 녹십자의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다.

박원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계절독감 백신 매출이 4분기로 이연될 것”이라며 “SK케미칼과 녹십자가 독감 유행의 대표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들 계절백감백신은 통상 2분기 생산, 하반기 납품, 이듬해 반품 및 폐기를 거친다”며 “올해는 계절독감백신 수요 확대로 다음해 1분기 반품 손실이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제약·바이오주 반등도 국내 관련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약값 인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오바마 케어에 부정적이다. 또 지난달에는 약값 규제에 원론적 반대 입장을 견지하는 정형외과 의사인 톰 프라이스(62) 하원의원을 지난달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내년 첫 정책금리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늦은 6월로 전망된다는 점, 트럼프 대통령의 제약 정책에 대한 안도감 등으로 미국 제약주가 상승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주의 상승은 독감 유행도 원인이지만 국내 관련주가 미국 제약·바이오주에 후행·반응하는 흐름이 더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주가 저가 매수 시점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제약 ·바이오업종의 밸류에이션은 최근 5년 평균을 하회하고, 올해 단기 낙폭이 과도했다”며 “연말 수급 개선 및 연초 효과, 헬스케어 기업별 자사주 매입 등을 고려했을 때 제약·바이오업종의 저점 투자 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선민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주가 바닥에 들어선 가운데 실적 펀더멘탈에 기반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며 “대형주에선 한미약품과 셀트리온, 중·소형주 가운데선 녹십자와 메디톡스가 현 장세에서 접근 가능한 유의미한 종목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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