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경제 이끌 닭띠 CEO는 누구?

[파이낸셜투데이=한종해 기자]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맞아 정유년에 출생한 1957년생 재계 인사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흔히 닭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뛰어난 지식과 예견력, 결단을 지녔다고 평가 받는다. 특히 2017년은 ‘붉은 닭의 해’로 ‘어둠 속에서 빛의 도래를 알리며 만물과 영혼을 깨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국내 경제가 불확실한 안개정국으로 빠져든 상황에서 환갑을 맞은 닭띠 경영인들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1957년생으로 새해 환갑을 맞는 총수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대표적이다.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금도 새로운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서 회장이 이끄는 셀츠리온의 바이오 시밀러 항암제인 트룩시마는 최근 유럽 판매 승인을 따냈다. 센트리온은 트룩시마를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1조원 가량의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셀트리온의 자산규모는 지난 2012년 3조9169억원에서 2013년 4조5202억원을 넘어서더니 올해 4월 기준으로 5조8550억원을 넘어섰다.

◆내년 경영전략 ‘Key’는?

셀트리온은 지난달 유럽의약품청(EM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한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와 유럽과 미국에서 모두 판매 승인을 받은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이번에 유럽 승인을 따낸 트룩시마까지 3대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통해 글로벌 10대 바이오의약품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진 회장은 1957년 10월 23일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나 인천 제물포고와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건국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전기, 한국생산성본부, 대우자동차를를 거쳤으며, IMF 이후 대우차 출신 동료 10여명과 함께 셀트리온의 전신 ‘넥솔’을 창업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구본걸 LF 회장, 박상환 하나투어그룹 회장도 내년 61세를 맞는다.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하림그룹은 지난해 6월 팬오션 인수에 이어 올해 4월 서울 서초구 옛 파이시티 2만7000평 부지를 사들이는 등 행복한 한해를 보냈다. 해당 부지는 현재 구입가(4525억원)의 두 배가 넘는 1조원 이상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걸 LF 회장은 최근 2년간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온라인 사업과 편집매장에 역량을 기울여 왔다. 올해 초 실적이 부진한 자사 브랜드 ‘질 바이 질 스튜어트’와 일꼬르소‘를 백화점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권에 있던 유일한 가두매장 LF 아울렛 역삼점의 문을 닫았다. 대신 고정비 부담이 적은 온라인 채널은 강화했다. ‘LF몰’ 모바일앱을 리뉴얼해 쇼핑 편의성을 높인 게 대표적이다.

신성장동력 찾기에도 적극적이다. LF는 디자이너브랜드 질스튜어트의 새 스포츠웨어라인인 질스튜어트스포츠를 내년 봄‧여름 시즌부터 정식 론칭한다. 2020년까지 질스튜어트스포츠를 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로 만든다는 목표다.

국내 최대 여행업체 하나투어는 각종 악재로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지난 4월에는 자사의 면세점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투자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대해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가 증권업계의 집단 반발을 샀고, 앞서 2015년 특허를 따낸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은 연일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월에는 패키지여행 중 사망사고가 일어났음에도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소비자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총수 일가 중에서 환갑을 맞는 닭띠 인사들은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구자균 LS산전 회장과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등이 있다.

▲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뉴시스

박성경 부회장은 중국 시장 공략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유통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기존 쇼핑몰 혹은 백화점을 뉴코아몰로 바꿔 운영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비용부담이 적다는 강점이 있다. 건물과 자본금 일부를 현지업체가 제공하고 이랜드그룹은 매장운영 등 경영전반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그룹의 패션유통망을 활용해 올해 다시 화장품 사업에 뒤어들기도 했다. 이랜드는 최근 패션브랜드 더데이걸에 ‘더데이걸즈뷰티’ 라인을 론칭하고 기초 라인, 색조 라인, 클렌저 라인, 선크림, 핸드크림 등 40여종의 제품을 출시했다.

‘샐러리맨 신화’ 주인공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中 시장 공략 올인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

박성경 부회장은 1957년 1월 3일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났다. 이화여대 섬유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디자이너로 이랜드에 입사, 디자인총괄본부장, 생산구매 총괄법인 대표, 제롤라모 대표, 이랜드월드 대표, 데코 대표를 역임했다. 박성경 부회장은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남편은 별도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자녀는 1남1녀를 뒀다.

구자균 LS산전 회장은 에너지 신사업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LG산전은 지난 10월 아시아 최대 에너지 전시회 ‘에너지플러스’에 참가해 차세대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선보였다. 스마트 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IT)를 도입해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전기사용 관련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 사업이다.

◆정유년은 나의 해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은 비용절감 전략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이끌어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전반적인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고, 저비용, 고효율 방송에 집중했다. GS홈쇼핑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34억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했다. 4분기 역시 SO송출수수료 환입금이 들어와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진=뉴시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정유년에 환갑 잔치상을 받는 시중은행 수장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연임의 기로에 서 있다. 일단 가능성은 높다. 우리은행이 올해 4전5기만에 민영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이 1조1000억원대로 경영실적도 괜찮다.

이 행장은 취임 때부터 민영화 성취 의지를 드러내며 이를 위한 실적 개선과 주가 끌어올리기에 매진했고 실제 결과도 얻었다. 이에 따라 이 행장은 다음 행보를 두고 설왕설래가 나도는 이들 중 가장 희망적인 예측이 따른다. 역대 연임 사례가 없다는 우리은행장의 역사를 처음으로 깰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 부정적 견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행장은 서강대학교 출신 금융인 모임 ‘서금회’ 출신이다. 이 행장이 2014년 연임이 유력했던 이순우 전 행장을 제치면서 박근혜 정부의 도움을 받은 것 아니냐는 구설수가 불거졌다. 박 대통령 역시 서강대 출신이다.

민영화 이끈 이광구 우리은행장, 연임 유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든든한 본사 지원

박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상황에서 우리은행의 새로운 주인들은 차기 행장에 대해 함구하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서는 주주들이 이 행장의 민영화 공은 인정하면서도 서금회 꼬리표가 부담스러워 새로운 수장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1957년 천안에서 태어나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상업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우리은행에서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을 역임하고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도 1957년생으로 내년 환갑을 맞는다. 이외 금융권 닭띠 경영인으로는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등이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 눈에 띈다.

▲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김효준 사장은 독일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김효준 사장은 내년 2월 정년으로 임기가 긑나지만 독일 본사는 3년 연임을 요청했다. 아직 최종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본사의 제안을 긍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준 사장이 연임 요청을 수락한다면 지난 2000년 BMW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후 국내 자동차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이어가게 된다.

올해 BMW는 8년만에 수입차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에 정상 자리를 내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판매 집계에 따르면 1~11월 수입차 누적 판매에서 벤츠는 5만718대로 24.72%를, BMW는 4만2625대로 20.7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BMW는 내년 상반기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는 5시리즈(G30)을 중심으로, 3종의 PHEV 차량, 뉴 X3, 뉴GT, 뉴 MINI 컨트리맨 등 출체인지 차종으로 1위 자리 탈환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김효준 사장은 1957년 1월 16일 태어났다. 삼보증권(현 대우증권)과 하트포드 외국계 화재보험사, 한국신텍스에서 일하다가 BMW코리아 재무담당 이사(CFO)로 자리를 옮겼으며 2000년 BMW글로벌 현지법인 최초의 현지인 대표로 BMW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에 부임했다.

◆대기업‧공기업 다수 포진

대기업 전문경영인 중 환갑을 맞는 닭띠 경영인으로는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상 삼성그룹),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 김해진 현대파워텍 부회장(이상 현대자동차그룹),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안승권 LG전자 CTO 사장, 정도현 LG전자 CFO 사장,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이상 LG그룹), 최정우 포스코 부회장,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이상 포스코그룹), 박만훈 SK케미칼 제약부문 사장, 최정우 포스코 부회장,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이 있다.

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 공기업 경영인들도 환갑을 앞두고 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