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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 행진을 이어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전환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개시장위원회가 지난 14일(현지시간) 금리인상과 함께 내년 금리인상 횟수를 3회로 예상하는 매파적 입장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6일부터 4거래일 연속 211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9개월 만에 1200원을 넘어서자 매도세로 돌아서며 5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어 다음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9원 오른 1203.0원에 장을 마쳤고, 외국인 투자자는 100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에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이 지속되지 않고 외국인 투자자 매수가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웃도는 선에서 외환당국이 구조개입과 같이 미세조정에 나서기도 했고 실제로 1200원을 돌파하는 구간에서 외국인 매도가 크게 나오진 않았다”며 “최근 한미금리차가 역전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커졌지만 차익거래 측면에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설 요인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수출만 보더라도 지난 20일까지 12% 증가하는 등 전월 연속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원화의 추가 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환율 상승도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인상 수혜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과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가 외국인 투자자 유입을 유인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정 연구원은 “지난 15일 이후 외국인은 금리인상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금융·보험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화학·전기전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졌다”며 “보통 환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투자자들을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로 볼 수 있는데 15일 이후 비차익 매수는 매도로 전환하고, 매도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환차익보다 실적 개선의 기대로 들어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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