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3인방까지 ‘아웃’…사실상 ‘김기춘 청문회’ 될 듯

▲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은성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가 최순실씨 없이 열리게 됐다. ‘최순실 일당’이 국정농단에 이어 국회 청문회까지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국회 유린에 나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 3인방까지 2차 청문회에 출석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박 대통령의 18년 문고리 권력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은 7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할 수 없다며 불출석사유서를 전날 오후 ‘최순실 국조특위’에 팩스로 제출했다. 두 사람 모두 건강을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문고리 3인방 중 유일하게 구속된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역시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특위에 제출했다. 구속 중인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역시 불출석 사유서를 특위에 제출했다.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을 비롯해 언니 최순득, 조카 장시호, 박원오 전 승마 국가대표 감독 역시 일찌감치 국회에 출석할 수 없다고 통보해 놓은 상태다.

이밖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회장 등도 국회의 증인 출석요구서를 수령하지 않기 위해 집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등 소재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핵심증인이자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는 독일 도피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외에도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역시 소재 파악 불가로 출석요구서가 송달되지 못하고 있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이들이 끝내 청문회에 불출석할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최순실 등 일부 핵심 혐의자들은 국회 고발을 감수하고서라도 출석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맹탕 청문회’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다만 박근혜 정부 최고 실세였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석키로 해 이날 청문회는 사실상 ‘김기춘 청문회’가 될 전망이다. 이번 2차 청문회에서는 김 전 실장과 비선 최순실의 관계, 그리고 최순실의 국정개입 의혹, 세월호 7시간의 행적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실장 외에도 이날 청문회에는 최순실 측근으로 알려진 구속 중인 차은택 감독과 고영태, 그리고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도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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