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하이브리드 강세…디젤은 ‘하향곡선’

▲ 출고장에서 대기 중인 폭스바겐 차량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유럽 주도의 디젤차 감소로 이어지면서 휘발유와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미국·일본업체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등록된 수입차 중 가솔린차는 총 6만8641대로 전년동기 대비 15.3% 늘었다. 하이브리드차도 1만4104대로 같은기간 대비 69.9% 급증했다. 이에 따른 휘발유차와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각각 27.1%, 3.8%에서 33.5%, 6.9%로 6.4%포인트, 3.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폭스바겐이 주도하던 디젤차 등록 대수는 크게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등록된 수입차 중 디젤차는 총12만2068대로 전년동기 대비 19.3% 줄었다. 이에 따른 점유율도 68.9%에서 59.5%로 9.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8월 폭스바겐이 환경부로부터 자동차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배출가스·소음 성적서를 위조해 불법인증을 받은 혐의로 32개 차종, 80개 모델에 대해 인증 취소 처분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폭스바겐 차량 구입을 꺼리기도 했지만, 디젤차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무너진 것이 컸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휘발유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주력으로 하는 미국, 일본 업체들은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등록된 수입차 중 미국차는 총 1만6528대로 전년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일본차도 3만1867대로 같은기간 대비 24.6% 늘었다. 이에 따른 미국차와 일본차의 점유율은 각각 7.1%, 11.7%에서 8.1%, 15.5%로 1.0%포인트, 3.8%포인트 상승했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수입차업계의 전망이다. 디젤차에 대한 완벽한 검증이 끝나기 전에는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과 다르게 국내 수입차 시장은 디젤차가 기형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며 “자동차 개발에 적어도 2~3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디젤차의 감소는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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