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소비자에 ‘정면대응’…해외선 제품설계 문제 제기도

▲ 지난 달 24일 휴대폰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게재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가 검게 그을린 모습. 사진=뽐뿌게시판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발화 문제로 단종 된지 2개월이 다 돼가지만 관련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비자들이 낸 소송에 삼성전자가 정면 대응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고, 해외에서는 이번 발화가 제품 설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사태 수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6일 법조계와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소송과 관련해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지난달 30일 소비자들이 낸 소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답변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이 답변서에서 “원고들이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했던 제품에 공통적으로 결함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피고(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 사전적 예방 조치를 시행한 것이므로 피고의 행위는 적법한 것일 뿐 이를 두고 불법 행위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갤럭시노트7 집단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맡고 있는 가을햇살 법률 사무소는 “갤노트7발화 사고와 관련해 원고(갤노트7 구매자)들이 심각한 불안 등 전신적 충격과 사용불편에 따른 고통을 받았다”며 화상 등으로 인한 치료비와 발화한 갤럭시노트7 구입비, 위자료 등에 대해 1인당 50만원의 배상을 요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갤노트7의 발화가 근본적 설계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국 IT 블로그 인스트루멘털은 갤노트7의 내부가 너무 좁아 배터리가 계속 눌리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발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나 쉐토르스키 인스투루멘탈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며 팽창한다”며 “배터리 설계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팽창에 대비해 배터리에 10.0% 정도의 공간을 두는 게 상식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갤노트7 상단에는 공간이 없었고, 이러한 점이 실수가 아닌 삼성전자의 고의적인 설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설계한 갤노트7의 내부 디자인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경쟁력을 높이는 데만 열중하면서 발화사건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삼성이 "삼성이 애플의 아이폰7을 꺾기 위해 갤노트7 생산을 너무 서두르는 등 파워, 혁신 등 모든 부분에서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도 갤노트7의 발화원인은 공정 결함이 아닌 잘못된 설계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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