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터널·교량 등 장애요소 많아…시간 단축은 OK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민간자본 1조5978억원이 투입된 제2 영동고속도로는 경기도 광주시와 여주시, 양평군을 걸쳐 강원도 원주를 연결한다.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최단 거리 고속도로로 기대를 개통 전부터 모았다. 실제 이 도로는 수도권과 강원도를 40분대로 이어주는 민자도로로 향후 경제적인 효과와 관광산업 활성화 등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자는 오전 9시(원주방향) 인천 계양 자택을 출발해 시원스럽게 포장된 제2영동고속도로를 직접 달려봤다. 이날 약 1시간 30분간의 드라이빙은 이 도로가 갖고 있는 장단점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기자가 이날 달린 총 주행거리는 편도 144㎞, 왕복 288㎞에 비교적 긴 여정이었다.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통해 중부고속도로를 지나 경기광주분기점으로 빠지자마자 지난달 11일 개통한 광주-원주고속도로(제2 영동고속도로)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일요일 오전 시간대라 그런지 제2영동고속도로의 관문인 초월 나들목(IC)에는 차량이 많지 않았다. 평소 초월IC에는 많은 수도권 차량이 몰리면서 양 방향 모두 극심한 정체가 발생하는데 개통 첫 주 주말에는 광주방향 초월IC부터 경기광주분기점까지 20㎞ 이상 구간에서 정체를 이루며 시작부터 긴장감을 일으켰다.

본격적으로 제2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서자 트럭행렬이 눈에 띄었다. 왕복 4차선인 탓에 간혹 양쪽 차선을 화물차가 장악할 때에는 답답한 주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고속도로 종착점인 원주IC까지 이동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제한속도 100㎞ 안팎의 속도가 꾸준히 유지됐다. 경기도 광주에서 제2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해 원주IC를 빠져나가는데 5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중간에 경기광주휴게소와 양평휴게소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쾌적한 주행이 가능했다. 주말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라면 국내 어떤 고속도로 못지 않는 편의시설이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었다.

▲ 제2 영동고속도로에 낀 안개로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사진=이건엄 기자

하지만 돌아오는 길은 최악 그 자체였다. 남한강 등 일부 하천 구간을 통과할 때 안개가 자욱이 껴 한치 앞도 보기 힘들었다. 또 터널 12개와 교량 74개로 이뤄진 제2 영동고속도로의 특성과 안개가 맞물리면서 운전자를 괴롭혔다. 교량에 설치된 도로 기상정보 시스템을 유심히 살피고 안전운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였다.

교통체증이 심한 서울 중심지와 거리가 먼 강서권에서 이용하기에는 영동고속도로에 비해 이점이 크지 않다. 하지만 강동과 하남, 성남 등에서 출발할 경우 시간적으로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통 20여일이 지난 지금 제2 영동고속도로는 과속 단속시설이 부족해 ‘무법지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도로교통단은 3일, 제2 영동고속도로의 과속 단속 시설은 상·하행선에 각각 2대 설치된 이동식 카메라가 전부라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직접 달려본 제2 영동고속도로는 카레이싱 서킷을 방불케 했다. 개통 초기라 통행량이 적은 탓도 있지만 과속 단속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 시속 150㎞ 이상으로 질주하는 차량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관련 관계자는 “신설 노선에 단속 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한국도로공사나 민자도로 운영사, 지방자치단체 등에 예산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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