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무리한 공사일정.안전관리 부실”vs삼성엔지니어링 “사실무근”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삼성반도체 평택 고덕신도시 내 UT동 건설현장 근로자 조 모씨(남·46세)가 질식 재해를 당했다. 이에 사고 원인을 두고 노사간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일 플랜트건설 노조는 이 사고와 관련, 무리한 공사일정으로 인해 발생한 ‘인재’라고 주장하는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플랜트 노조와 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플랜트건설 노조 충남지부 조합원 조 모씨는 지난 29일 오후 4시 20분쯤 평택 삼성반도체 UT동 5층 써스파이프 700관에서 가스를 빼내는 작업 종료 후 스펀지를 빼러 들어갔다가 질식해 쓰러졌다. 조 씨는 동료 근로자들이 간신히 파이프 밖으로 구출 해 평택성모병원으로 곧바로 옮겨졌으나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사고와 관련 플랜트 노조측은 "이번 사고가 삼성전자의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공 기간을 3개월 단축하면서 전반적인 안전 관리가 부실했다는 입장이다.

플랜트 노조 관계자는 “조 모씨가 질식 재해를 당한 것은 파이프 안에 있던 가스가 완전히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스펀지를 빼러 들어갔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그동안 반도체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이 주장한 생산기간 단축을 위해 가스를 완전히 빼지 않고 작업하기 일쑤였다는 주장과 일치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학가스가 사용되는 위험한 건설현장에서 공사기간 단축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며 “새벽 4시, 5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이르는 야간작업은 물론 주말에도 평일과 똑같은 근무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관계 기관의 현장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측의 공사기간 단축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사실관계 파악에 있기 때문에 상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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