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상 가시화에 금융주↑…IT·자동차는↓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은 한동안 업종별 상승 또는 하락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금융주 등은 수혜를 받지만,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로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 주가는 부진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1일 트럼프 당선 후 국내 주식시장은 금융주를 비롯한 산업재는 강세를 보인 반면, IT·자동차 업종 주가는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 금리 인상을 부르는 재정 확대정책과 보호무역주의로 자국 경기를 살리겠다는 트럼프 공약에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미국 금리 상승에 국내 금리도 높아지면서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인프라 투자를 비롯한 재정지출 확대 기대로 건설, 기계 등 산업재 업종도 상승했다”면서 “반면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로 IT, 자동차 등 대미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주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또 이같은 업종별 차별화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미국 내각이 트럼프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보수적인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준 동인들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풀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미국은 새로운 내각 인선이 한창이다. 보수적인 인사들이 등용되는 것을 보면 상무부와 무역대표부도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수출주도형 경제를 구축한 한국에 부정적인 소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IT와 자동차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두 업종 주가 추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단서도 붙였다. 특히 IT업종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눈에 띄고 있으며 미국 내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행사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IT는 12개월 선행 순이익이 계속 상향되고 있다. 매출액 전망도 삼성 갤노트7 악재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11월은 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있는 달이다. 올해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3.6% 증가한 6558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업종은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와 장벽을 언급한 멕시코를 고려할 때 현대자동차가 좀 더 유리하다는 평이 나왔다.

김 연구원은 “자동차는 종목 선택이 중요하다. 완성차 중에선 기아차보다 현대차를 선호한다”며 “달러원 환율이 1180원대로 상승했지만, 이익 전망과 멕시코 익스포져 우려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아차를 비롯해 자동차·부품 기업들이 트럼프 당선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멕시코에 공장이 있는 점은 투자매력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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