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에 흔들리는 韓증시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한국 증시에서 9개월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11월 들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은 11조420억원(코스피 10조1620억원·코스닥 86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1월 3조원을 팔아치운 것을 제외하곤 2월부터 10월까지 9개월 연속 순매수 기조를 나타냈다.

월별로 보면 ▲1월(-3조31억원) ▲2월(167억원) ▲3월(3조9177억원) ▲4월(2조2311억원) ▲5월(2547억원) ▲6월(1조1274억원) ▲7월(4조5220억원) ▲8월(1조8185억원) ▲9월(1조8010억원) ▲10월(3294억원) 등을 기록했다.

◆갑작스런 표정변화

하지만 11월 들어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월 외국인은 7일까지 5거래일 가운데 4거래일을 순매도하며 412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특히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것은 10월 말부터다. 미국 대선(11월8일)이 다가오고 있는데다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라는 점이 외국인 자본의 이탈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가 외국인 기조 변화가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외국인은 지난달 13일부터 24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나타내다 지난달 25일부터 순매도로 전환했다.

11월 들어 外人 현·선물 대량 순매도 나서
박근혜 정부 좌초 위기에 불안감 느낀 듯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오후 4시 녹화 중계로 최순실 관련 사과문을 발표했고, 그날 저녁 JTBC가 최순실씨 태블릿PC의 존재를 보도하면서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게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 순매수 흐름이 이어져오다 10월 말부터 속도가 주춤해졌다”며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갤럭시 노트 사태, 그리고 10월 후반에 국내 정치 이슈까지 불거진 것이 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외국인 주식 투자 환경은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지는 불확실성

또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11월 들어 2조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다.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내 정치 불확실성 확대로 위험관리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리스크를 비롯해 이벤트들이 산재해 있어 외국인 자금의 강한 유입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말까지 지수에 대한 눈높이를 다소 낮추고 대응하는 전략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최순실 사태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적 요인에 따른 주식시장으로의 직접적인 영향력은 커 보이지는 않는다”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본격화된 지난달 25일 이후 9거래일 동안의 코스피 하락률이 미국 S&P500 지수 하락률은 비슷한 수준이기에 코스피 부진이 심화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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