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부터 국내 정치 문제까지 변수 많아

▲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을 팔아치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량 증감 결정 여부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문제 같은 국내외 변수가 많아 한동안 외국인 투자는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외국인 자금은 3조1860억원 순유출됐다. 상장주식은 4610억원어치 샀지만, 상장채권은 3조6470억원이 빠졌다. 아시아(-2조2000억원)가 순유출을 주도한 가운데 유럽(-6000억원)과 미주(-4000억원) 등도 순유출이 이어졌다.

금감원은 “주식은 순매수 흐름이 지속되며 2012년 이후 최대 연간 순매수를 기록했고, 채권은 대규모 만기상환 가운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순유출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채권 시장이 얼어붙은 배경으로 연말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채권 금리와 원·달러 환율을 꼽았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여, 환율이 오르면 원화 가치도 떨어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원달러 환율과 채권 금리가 크게 올랐다”며 “환율이 오르면 원화 가치는 하락해 환손실 우려로 외국인이 한국 채권을 팔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외국인들의 ‘팔자’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금리 문제 외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축 여부와 브렉시트, 국내 정치적 문제가 외국인 투자 유인의 장애물이 될 것이란 풀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최근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이어지며 외국인의 원화채권 순상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주 약 7500억원의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어 순매도가 지속되더라도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고가 90조원을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제기했다.

강 연구원은 “이번주 미국 대선 관련한 정치적 불확실성은 완화되겠으나 OPEC 회의와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승인 안건에 대한 대법원 상고,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 확인해야 할 변수가 산재해 있어 외국인의 원화채권 재투자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당분간 외국인 수급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의 채권 매매 동향을 보면 단기채는 팔고 장기채는 사들이는 흐름이 보여, 중장기 투자금 이탈 현상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강 연구원은 “만기별로 살펴보면 단기채를 매도하고 장기채를 매수하는 전략이 유지되고 있다”며 지난주에도 2년 이하 단기채에 순매도가 집중됐으며 5년 이상 중장기 채권은 순매수를 기록해 회수기간 확대가 이어졌다“고 평했다.

이어 “이에 태국의 원화채 매도로 촉발된 중앙은행 등 중장기 투자자금 이탈 우려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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