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장실질심사 마친 피의자 성병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은성 기자] 오패산 총격사건 피의자 성병대(46)씨가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분석을 통해 성씨의 총격이 편집적 사고와 망상 증세에 따른 계획된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살인, 살인미수,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정범죄자에대한보호관찰 및 전자장치부착등에관한법률 위반, 총포·도검·화약류등의안전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성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성씨는 지난 19일 오후 6시30분께 서울 강북구 번동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총기를 발포해 김창호 경감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씨는 이모(67)씨 등 시민 2명을 각각 망치로 때리고 오발탄으로 상처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같은 날 착용하고 있던 전자발찌를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훼손한 혐의도 적용됐다.

프로파일러는 성씨가 편집증적 사고를 하고 있었고, 경찰에 대한 망상 증세로 인해 범행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프로파일러는 성씨가 과시적 성향이 있으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미숙했고, 성범죄로 수감된 이후 경찰·교도관이 자신을 음해하려 한다는 생각이 고조되면서 일종의 망상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경찰 조사결과 성씨는 평소 전기계량기 비용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던 이씨를 자신을 암살하려는 경찰로 생각해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씨는 이씨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경멸이 섞여있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씨는 당초 이씨에게 총기를 발포했으나 길을 지나던 다른 시민을 잘못 맞췄고, 이어 이씨를 약 150m 추격해 둔기로 머리를 내려쳤다. 그 뒤 성씨는 착용하고 있던 전자발찌를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이용해 훼손한 뒤 오패산터널 인근으로 도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김 경감을 총기로 해친 것으로 드러났다.

성씨는 전과 7범이다. 그는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간) 등으로 수감 생활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수감 생활을 하던 2008~2009년 교도관이 자신의 음식과 물에 독극물을 섞어 해치려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하면서 명예훼손죄로 처벌 받기도 했다.

성씨는 수감 과정에서 받은 4차례의 진단 가운데 3건이 정신분열과 연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씨는 정신분열 등으로 처방을 받고도 약을 복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씨는 범행을 계획한 뒤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총기 제작 방법을 학습하고 지난 8월부터 서울 종로구와 동대문구 일대에서 재료를 구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범행 2주일 전 서울 중랑천 일대에서 시험 사격도 했다.

그가 범행에 사용한 총은 나무로 만든 것으로 불을 붙여 쇠구슬 탄환을 쏘는 식으로 작동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전날 성씨와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총기 실험을 통해 살상 능력을 확인했다.

성씨는 범행 당시 총기 17정, 폭발물 1개, 흉기 7개를 소지하고 있었다.

앞서 성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사기관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내보이면서 경찰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주장했다.

성씨는 “경찰은 나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한 것. 현재 경찰이 구상하고 있는 희생양은 여성 또는 아동”, “경찰의 폭행사고 유도작전” 등의 글을 썼다. 또 전자발찌를 통해 경찰이 자신을 감시한다는 취지의 글도 온라인에 게시했다.

또 “나는 2~3일, 길어야 4일 안에 경찰과 충돌하게 될 것”, “내가 참지 못하고 사고를 치면 체포에 협력하도록 사전 교육 받은 주민들은 죽지 말고 적당히 하길” 등 범행을 예고하는 게시물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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